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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나봉희의 말을 들은 하재열이 다시 웃었다. "이 여자는 그렇다 쳐, 그런데 네 장모님은 네 가족이잖아." 말을 마친 그가 총구를 장소연의 머리에서 떼어내더니 구석에 있던 나봉희를 가리키며 이쪽으로 오라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도범은 이 순간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하재열이 총구를 옮기자마자 바닥에 있던 돌멩이를 힘껏 차서 하재열의 손바닥을 가격했다. "아!" 순간, 하재열은 총알에 맞은 것 같이 강렬한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총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총이 떨어지는 그 순간, 나봉희를 겨누려던 총의 방아쇠가 실수로 당겨졌다. "탕!"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총구는 옆에 있던 장필의 심장을 겨누었다. "도련님…" 장필이 고개를 숙이고 보니 새빨간 피가 물처럼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는 천천히 땅으로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곧이어 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하재열이 고통스러움에 주저앉더니 장소연을 놓쳤다. 총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장필을 본 나봉희는 놀라서 정신을 잃었다. 방금 전, 조금만 늦었더라면 지금 쓰러진 건 나봉희였을 것이다. 장소연도 놀라서 하재열이 놓아주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도범에게 달려갔다. "도망쳐!" 얼마 남지 않는 경호원들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하재열을 두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범은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기에 전부 쫓아가 죽였다. 결국 고통스러운 얼굴을 한 하재열만이 남았다. 도범은 그에게 다가가더니 총을 주워들고 웃으며 그의 머리를 겨누었다. "아!" 하재열이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 고통스러운 느낌이 조금 사라진 뒤에야 그가 고개를 들고 보니 경호원이 단 한 명이 없었다. 그리고 도범은 총을 들고 자신의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 "감, 감히? 도범, 나는 놓아주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 끝이라고." 하재열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너도 알지, 천용시가 얼마나 큰 지. 중주의 두 배도 넘는다고, 그리고 고수들도 많고 세력도 많아. 우리 하 씨 집안이 그중에서 제일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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