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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맥이 풀려 바닥에 앉아 있던 왕호가 장진의 말에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식은땀이 주르륵주르륵 흘렀다. 비록 박이성과 한지운도 나서서 몇 마디 하긴 했지만 왕호가 제일 나대면서 심한 말을 했었다. 보아하니 전신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것 같았다. “전신님 사, 살려주세요. 제가 전신님인 줄 모르고 그랬습니다. 전……” 왕호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그러다 곧바로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곁에 서있던 박이성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는 그저 박이성과 그 일당들이 한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저들이 웬 부잣집 사모님이 도범에게 스폰을 대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저자들에게 속아 왔을 뿐입니다! 억울합니다!” 박이성은 왕호가 물귀신 작전으로 자신을 잡아 끌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당황스러움에 바로 반박하지 못했다. 그가 이를 악물고 앞으로 두 걸음 나서더니 왕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왕호 도련님, 저희는 절친한 친구 사이가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아까 그 부잣집 사모님의 얼굴을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누굽니까? 누가 저분이 낯짝이 두껍다고 말했죠? 또 누가 목을 뻣뻣이 세우고 거들먹거렸습니까?” “흥 너도 그렇게 말했잖아!” 왕호가 콧방귀를 뀌었다. “너는 뭐 저분을 부잣집 사모님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왕호는 절대 혼자 죽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어떻게든 박이성을 끌어들일 작전이었다.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박이성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그는 무조건 죽을 목숨이라는 것을. 죽지 않더라도 불구자가 될게 분명했다. 한지운이나 성경일을 끌어들인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박이성은 달랐다. 박이성은 박 씨 가문에 하나밖에 없는 도련님이었다. 때문에 여전신도 여기서 그를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은 박 씨 어르신의 칠순 생신날이었다. 아무리 전신이라고 해도 박 씨 어르신의 생신 연회에 그의 손자를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내, 내가 비록 전신님을 부잣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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