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박진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도범을 향해 말했다.
“도범이 자네 지금 내가 자네와 장난하는 거로 보이나?”
“도범이 너 주작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감히 어르신의 물음에 거짓말로 답해?”
“그러게 말이야. 너 지금 어르신을 만만하게 보고 그러는 거지? 잊지 마, 애초에 어르신이 너한테 2억 원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네 어머니는 살아서 네 곁에 있지도 않았어!”
몇몇 친인척들이 곧장 맹렬한 기세로 도범에게 쏘아붙였다.
“어르신, 제가 한 말에는 한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참, 여러분들이 믿지 못한다고 하면 저로서도 어쩔 수 없죠.”
도범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단지 누가 박시율을 괴롭히는 것이 걱정되어 이 자리까지 함께 온 것이지 원래는 오고 싶지 않았다.
“잠깐만, 이 계집애는 또 누구야?”
박시연은 원래 박시율을 끝까지 걸고넘어질 생각이었다. 하지만 도범이 공을 세웠다고 하는 걸 보아 아마 그 드레스는 정품이 맞을 것이고 이로써 더 이상 해코지할 거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처음 보는 낯선 얼굴에 눈길을 돌렸다.
“참 시연 누나, 내가 소개할게. 내 여자친구인 장소연이야. 만난 지는 꽤 되었고 이제 곧 결혼할 거야!”
“마침 할아버지께서 가족들을 다 불러 식사 대접을 한다고 하니까 이번 기회에 인사드리러 같이 왔어!”
박해일이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의 모습이 어딘가 우물쭈물해 보였다.
“해일아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오늘은 우리 박 씨 가문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자리인데 외간 사람을 부르는 건 좀…”
“도범이는 그래도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한 입장이지만 네가 데리고 온 애는…”
박시연이 속으로 기뻐하며 곧바로 빈정거리며 말했다.
“소연이는 외간 사람이 아니야. 이 아이는 이미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는걸. 이제 곧 우리 해일이와 결혼하게 될 아이야!”
박시연이 장소연을 괴롭히려고 하는 모습을 본 나봉희가 급히 나서서 두둔했다.
“됐어 됐어. 저 아이가 뭐 이런 곳에 와본 적이나 있겠어? 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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