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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박시연의 말을 들은 박이성의 얼굴이 굳었다. 박시연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고 비웃을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내일 따오면 될 거 아니야?” 박이성이 박시연을 쏘아보며 말했다. “그래? 하긴 우리 박 씨 집안의 도련님이 한 말이니 무조건 해 낼 수 있겠지. 내일도 기다려볼게.” 박시연이 얄밉게 말했다. 그녀는 지금 이류 가문의 도련님과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도련님과 결혼을 해 재벌집 사모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박이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박시연도 더 이상 박이성 밑에서 일을 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녀는 무척 들떴다. 박시연의 얄미운 모습에 화가 난 박이성이 그녀를 혼내주려던 찰나, 박 씨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계약을 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약속을 하지 말라니까. 시율이가 허락했으니 이유 없이 회사에 오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았을 거다. 분명 다른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해.” 그때, 마침 박이성의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박시율이 걸어온 것이었다. “박시율, 너 무슨 뜻이야? 나 오전 내내 너를 기다렸는데 네 그림자도 못 봤어, 전화도 얼마나 많이 했는데 하나도 안 받더니.” 박이성은 이미 짐작이 갔지만 여전히 화가 난 목소리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말했다. 물론 친절하게 스피커 모드까지 켜서 사람들에게 박시율이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 들려줄 생각이었다. 그는 박시율이 지금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킬러를 구해 도범을 죽인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쯤 도범이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암영이 목표 인물인 도범만 죽이고 박시율은 살려줬으리라고 여겼다. ‘박시율 지금 나한테 전화를 해서 왜 킬러를 구한 거냐고 물을 생각인 거겠지?’ 박이성이 그런 생각을 하며 웃었다. 하지만 박시율은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을 내뱉었다. “오전에 킬러 하나가 나를 납치했어, 그래서 회사도 못 가고 네 전화도 못 받은 거야.” “세상에, 납치라니.” “설마, 누가 겁도 없이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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