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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젠장 망했네 망했어. 박시율이 정말로 납치당했나 보네. 그 여자 킬러가 설마 박시율도 죽인 건 아니겠지?” 화가 난 박이성이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 계약서에 사인도 못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어. 그 여자한테 며칠 후에 일을 벌여라고 했어야 했는데 이건…” 박이성은 도범을 죽이라고 사주한 일로 그의 계약이 물거품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차에 앉아 저녁에 박시율이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갈까 고민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그러다 만약 킬러가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고 도범과 박시율이 멀쩡하게 살아있으면 갑자기 찾아간 자신만 이상해질 것이다. 그는 그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런 처지가 된 그들을 줄곧 무시해왔었다. 만약 나중에 킬러가 일을 실패하기라도 하면 괜히 도범한테 자신이 그녀의 배후라는 의심만 남겨주게 될 것이다. 아무리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시동을 걸고 그곳을 벗어났다. 운전을 하며 한 카페를 지나치던 그는 무심결에 카페 안쪽에 시선을 돌렸다가 장소연을 발견했다. “저거 박해일 여자친구잖아?” 박이성은 잠깐 멈칫거리다가 길 옆에 차를 세웠다. 그가 차에서 내려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장소연은 평소에 자주 함께 다니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녀는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이거 소연 씨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요!” 박이성이 빙그레 웃으며 그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박이성 도련님!” 깜짝 놀란 장소연이 곧바로 웃으며 답했다. “정말 우연이네요. 여기는 제 친구들인데 함께 쇼핑하다가 힘들어서 커피 마시러 왔어요!” “그래요?” 박이성이 일부러 시간을 확인하는 척하더니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마침 소연 씨와 할 얘기가 있었는데 괜찮으시면 저한테 식사를 대접할 기회를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 참, 여기 있는 친구분들도 함께 와도 좋습니다!” 눈치 빠른 그녀들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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