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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2화

도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민경운은 명백히 악의적인 태도로 다가온 것이었고, 마치 우연히 온 것처럼 행동했지만, 사실 아까부터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민경운은 일부러 중요한 순간에 끼어들어 방해를 하고 있었다. 이때, 오수경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 “방해하지 마시죠! 우리 거래는 이미 적절히 합의된 상태에요. 그런데 왜 끼어드는 거에요?” 그러자 민경운은 비웃으며 오수경은 쳐다보지도 않고, 검은 옷의 대장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저는 원건종의 연단사 민경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에 달린 7품 연단사 배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아무리 잘 합의가 되었다 해도 상대를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사람은 고작 6품 연단사일 뿐입니다. 이 일을 망칠 가능성도 크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저와 거래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저는 7일 안에 응혈단 20개를 완성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있습니다.” 민경운의 말을 듣고, 검은 옷의 대장부는 주저하는 기색을 보였다. 도범이 아무리 자신 있게 말해도, 도범의 가슴에는 6품 연단사 배지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대장부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일주일 후에 20개의 응혈단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도범의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만약 도범이 이 일을 망친다면 더 많은 시간을 지체해야 할 것이다. 비록 배상을 받을 수 있겠지만, 대장부는 이후 더 중요한 일들이 있었다. 검은 옷의 대장부가 주저하자, 민경운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접이식 부채를 꺼내 들고 바람을 쐬며 말했다. “아직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니, 누구와 거래를 하든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저는 보수도 더 낮출 수 있습니다. 6만 7천 개의 영정을 원래 받기로 했지만, 저는 6만 개만 받으면 충분합니다.” 오수경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거래를 가로채는 거잖아요!” 민경운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태연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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