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6화
도범은 다른 사람들처럼 입탑 영패를 들고 천엽성으로 들어가지 않고, 한쪽으로 물러나 도범을 지켜보며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눈빛을 띄웠다. 분명 상황을 지켜보고 난 후에 행동하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에 대해 도범은 전부 무시한 채 오로지 입성석만 바라보았다. 사실 도범도 자신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해야 무색 수정이 보랏빛으로 빛날지 확신이 없었다. 게다가 도범은 홀로 천엽성에 들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오수경과 함께 들어가야 했다.
잠시 고민한 후, 도범은 힘을 아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윽고 두 손을 뒤집으며 연달아 법진을 펼쳐내었고, 순식간에 참멸현공의 힘이 도범의 주먹에 모였다.
그 순간 도범의 오른쪽 주먹 위로 회흑색의 에너지가 스며들었다. 그 에너지는 아무런 비범함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고, 심지어 에너지의 파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주변의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도범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대감에 찬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도범이 전력을 다해 무색 수정에 주먹을 날린 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기를, 그리고 도범이 실패한 뒤 절망에 빠져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랐다.
도범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먹을 입성석에 세게 내리쳤다. 사람들은 쿵하는 소리만 들었다.
잠시 후, 입성석이 살짝 흔들리더니 그 위에 있는 무색 수정이 순간적으로 찬란한 보랏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보랏빛은 태양처럼 눈부셔 사람들의 눈을 자극했고, 그들은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렸다. 이전에도 입성석이 보랏빛으로 빛난 적은 있었지만, 이토록 강렬한 빛을 낸 적은 없었다. 마치 입성석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게 빛을 내는 것 같았다.
“맙소사! 입성석이 고장 난 건가요? 어떻게 이렇게 눈부신 보랏빛을 낼 수 있죠?”
“누가 알겠어. 난 더는 못 보겠어요, 눈이 멀 것 같아요!”
눈부신 보랏빛은 다섯 번의 숨을 들이쉴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 입성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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