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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나봉희는 화가 났지만 이미 돈은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갔기에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서정은 그저 도범이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했기에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 “가자, 자기야, 몸에 술 냄새 나니까 우리 같이 씻을까?” 도범이 박시율의 몸매를 보며 말했다. 어슴푸레한 빛에 비친 박시율은 유난히 더 예뻤다. 도범은 의지가 완강한 사람이긴 했지만 어쨌든 스물이 넘는 젊은이였다, 또 박시율은 그의 여자였기에 5년 동안 여자에게 손을 대지 않은 그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거 봐라, 조금 웃어줬다고 막 기어오르려고 하네. 우리 감정 없이 시작한 사이니까 지금 내 몸에 손댈 생각은 하지도 마, 나한테 자기라고 부르라고 한 것도 다 수아를 봐서 그런 거니까!” 박시율이 도범을 흘겨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도범이 웃었다. “나 그냥 같이 씻자고 한 거지 자기한테 손을 대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자기 이상한 생각하지 마, 나 그런 사람 아니야.” 장진과 양진 등 구대전신이 이 말을 들었다면 놀랄 것이 분명했다. 전쟁터에서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냉혈한 장군님인 사부가 여자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누가 이상한 생각을 했다고 그래!” 박시율이 얼굴을 붉히며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먼저 씻을 거니까 내가 다 씻은 뒤에 씻어, 내 허락 없이 침대에 올라올 생각은 하지도 마, 알았어?” “알았어, 자기야, 자기 말대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도범이 군대식 경례를 하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박시율이 웃었다. 박시율이 들어간 뒤에도 도범은 여전히 멍청하게 제자리에 서서 방금 전 박시율의 웃는 얼굴을 떠올렸다. 한참이 지나 샤워를 마친 도범이 방으로 돌아오니 박시율과 수아는 이미 잠들어있었다. 하얀 박시율의 다리와 뽀얀 얼굴을 보니 도범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은 그는 박시율 몰래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자신의 이불로 가 누웠다. 하지만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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