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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이 세 벌 모두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자기는 어때,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면 사!” 점원들은 더 이상 도범을 무시할 수 없어 옆에서 조용히 서있었다. 자신을 자기라 칭하는 도범의 말을 들은 박시율이 얼굴을 붉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싼 것 같아!” 박시율은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채 세 벌의 옷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니까 하나만 사주면 돼, 그렇게 많이 살 필요 없어!” “돈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어디서 있는 척이야. 오늘 돈 안 내면 여기서 나갈 생각도 하지 마!” 박시율의 말을 들은 귀부인이 옆에서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점원들은 귀부인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고소해했다. 돈도 없는 주제에 행패를 부리는 세 사람이 자신들보다 더 대단한 사람을 만났으니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범은 세 벌의 옷을 집어 들더니 자신에게 뺨을 맞은 여직원에게 주며 말했다. “이 세 벌로 할게요, 담아주세요.” “정말 살 생각인 건가요? 세 벌을 합치면 3500만 원인데…” 멍청하게 질문을 던진 여직원이 결국 길을 안내했다. “손님, 이쪽으로 오세요.” 도범은 여직원을 따라 계산대로 가더니 금색의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이, 이걸로 계산해 드리면 되나요?” 여직원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이런 은행 카드를 그녀도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 2조 원 안에는 비밀번호 없어도 계산 가능합니다.” 도범이 성가시다는 듯 점원을 한 눈 보더니 한 쪽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박시율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하지만 점원은 도범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눈앞의 남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 중에 블랙카드만이 19억 안에 비밀번호 없이 계산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범은 2조 원 안에 비밀번호 없이 계산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당연히 허풍을 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원은 여전히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카드를 긁었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순식간에 계산이 성공했다. “뭐야, 설마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이었던 거야?” 점원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렇게 많은 돈을 계산하는데 비밀번호도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건 눈앞의 남자의 신분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손님이 은행에 가면 절대 VIP 중의 VIP였다. “손님, 살펴 가세요, 시간 돼 실 때 또 들르세요!” 오래간만에 이렇게 돈 많은 손님을 만난 점원은 공손하게 은행 카드를 도범에게 돌려주더니 허리까지 숙인 채 아부를 했다. “가난뱅이 취급하더니, 지금은 또 자주 들르라고 하네요.” 도범이 차갑게 웃더니 카드를 받아들었다. “오해입니다, 다 오해예요. 손님께서 떠벌리기 싫어하는 분이시라는 걸 제가 몰라뵀어요.” 점원이 도범을 보며 웃더니 다시 덧붙였다. “손님께서 매일 오실 때마다 이렇게 많이 사주신다면 저 한 대 더 맞아도 됩니다.” 어쨌든 이 세 벌의 옷만으로도 그녀는 적지 않은 인센티브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천만 원이 넘는 옷은 보통 사람들은 감히 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점원의 대답을 들은 도범은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박시율과 서정에게 돌아갔다. “가시죠, 어머니. 다른 데 가서 어머니한테 어울리는 옷 골라요.” “뭐라고? 정말 계산을 했다고?” 매장 앞에서 도범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귀부인은 점원이 웃는 얼굴로 도범을 배웅하는 모습을 보곤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귀부인도 돈이 모자라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한꺼번에 거의 오천만 원을 쓰기에는 그래도 조금 아까웠다. 더구나 그녀는 방금 그런 독한 말까지 했었다. “가는 길 방해하지 말고 비키죠!” 문 앞으로 온 도범이 보디가드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 자식이, 죽으려고 작정했나!” 그중에서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보디가드 하나가 화를 내며 주먹을 움켜쥐고 도범에게 다가갔다. “퍽!” 하지만 다음 순간, 큰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이게 무슨…” 남은 보디가드들이 멍청하게 서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은 도범이 제법 괜찮은 재주를 가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멍청하게 서서 뭐해? 때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다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귀부인이 도범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분노에 차서 말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평소에는 제법 힘을 쓰던 보디가드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사모님도 한 번 도전해 보시겠어요?” 도범이 냉랭하게 귀부인을 바라보며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 “오해, 모두 오해예요, 싸움 꽤 하는 것 같은데 내 보디가드 할래요? 내가 월급 두둑이 챙겨줄게요.” 귀부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많은 보디가드들도 도범의 상대가 아닌데 여자인 자신은 더더욱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달려들었다가는 도범의 손에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신 보디가드를 하라고? 참나, 자기를 너무 과대평가하시고 계시네.” 도범은 귀부인의 말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는 구대전신의 사부이고 장군이었다. 전쟁터에서 혁혁한 공로를 그렇게나 많이 쌓았는데 웬 아줌마의 보디가드를 하라니? “아들, 얼른 가자!” 그때 서정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이런 장면을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도범이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만은 그녀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도 도범 하나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가요, 어머니. 저 매장에 있는 옷들이 어머니에게 잘 어울린 것 같네요.” “필요 없어, 돈을 그렇게 많이 썼는데 뭘 또 사겠다고. 상여금 죄다 써버릴라!” “괜찮아요, 어머니. 아들이 옷 좀 사드리는 거 당연한 일이잖아요?” ...... 잠시 후, 쇼핑을 즐기던 박시율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통화를 끝낸 그녀의 안색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왜 그래? 자기야.” 그 모습을 본 도범이 얼른 다가가 물었다. “너 박이성 때렸어?” 도범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박시율이 화를 냈다. “사람이 왜 자꾸 싸우기를 좋아하는 거야? 그래, 너 대단해. 전쟁터에 몇 년 있었다고 아주 대단한 것 같지? 누가 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때리면 그만인 거지?” “범아, 너도 정말, 박이성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인간이야. 사람이 마음이 좁아서 그 뜻을 거슬렀다가는 앞으로 살기가 힘들어질 거라고!” 서정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했다. “지금 시율이가 일 못 찾는 것도 모두 박이성 때문이야. 지금 박 씨 집안의 대표라서 말 한마디만 하면 누구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를 수 없어.” “하지만 맞을 짓을 했어요. 박 씨 집안사람이고 시율이 오빠인 걸 봐서 그나마 살려둔 거예요.” 도범이 냉랭한 얼굴로 덧붙였다. “금방 집으로 돌아갔을 때, 시율이가 집에서 쫓겨난 줄 모르고 있었는데 박이성 그놈이 수아한테 짓밟은 만두를 먹으라고 하는 걸 봤어요, 그런데 어떻게 참을 수 있었겠어요!” “뭐!” 박시율이 놀라 말했다. “그 자식 점점 더 날뛰네, 감히 우리 수아한테 그런 짓을 했단 말이야.” 말을 마친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도범을 오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미안해, 나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너한테 뭐라고만 했네. 하지만 지금 할아버지께서 화가 많이 나셔서 우리한테 오라고 하고 있어, 어머니랑 아버지께서는 이미 도착하셨으니 우리도 빨리 오라고 했어.” “뭐 무서울 게 있다고, 잘못한 건 그 사람들이야. 너를 쫓아낸 일에 대해서도 나 아직 그 사람이랑 결판 못 냈는데 잘 됐네!” 도범이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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