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3화
“아니 이건 부황께서 하사하신겁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원경릉은 남주을 받은 것만 말하고 차용증서에 관한 얘기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부황께서 하사하셨다고?” 우문호는 의아해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침묵하다 희상궁 일이 떠올라 고개를 들었다.
“왕야께서는 저를 믿으십니까?”
“그건 왜 묻는거냐”
“그저 하나만 묻겠습니다. 저를 믿으십니까?”
우문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너를 믿냐고? 아니 전혀.
비록 원경릉이 다친 자신을 치료했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그녀를 믿을 수 없었다.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저를 믿고 제 편이 되어주십시오.” 원경릉은 그를 보고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데? 무슨 짓을 한것이냐?”우문호는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눈빛에서 불신을 느꼈다. 그녀도 우문호가 자신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녀는 살짝 웃으며 “왜 다른 사람이 저지른 일은 다 제가 했다고 하는거죠?” 라고 말했다.
우문호는 몹시 초조해 하며 “왜 자꾸 본왕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야!”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돌렸다. “주명취가 줄곧 일을 벌이고 있어요.”
그녀의 입에서 주명취가 나오자 우문호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입 다물어라! 너는 주명취라는 이름을 언급할 자격이 없어!”
별전 안이 조용해졌다.
그 둘의 눈빛이 잠시 교차하는 순간, 원경릉은 우문호의 흔들리는 눈빛을 발견했다.
원경릉은 속상하고 분한 감정이 들었다.
“예. 맞아요. 저는 자격이 없죠!” 그녀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어젯밤,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처음으로 따듯함과 안정감을 느꼈다. 그와 나눈 짧은 대화에서 잠시나마 이 남자를 믿어볼까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그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우문호에게 원경릉은 주명취 발톱만도 못한 존재였던 것이다.
원경릉은 한 손에 남주를 들고 무턱대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녀는 정처없이 걸었다. 이 별전은 어서방(御書殿)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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