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화
태상황은 어떤 사람?
침대 옆에는 이미 부드러운 방석이 깔려 있었는데 원경릉이 무릎 꿇고 앉기 편하게 하라고 해 둔 것이다.
태상황은 원경릉이 상처로 앉지 못하는 것을 알고 무릎 꿇고 있는 것이 가장 편하니 방석을 준비해 두라고 상선에게 시켰던 것이다.
원경릉은 무릎을 꿇고 앉았다. 궁에서 병수발을 든 지 사흘째, 태상황의 성격을 아는데, 정신이 좀 있으면 사람을 훈계하려 들고 다른 사람의 반박이나 변명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아, 또 시작이다.
“지금 과인이 은인자중 하라고 한 것이 널 엿 멋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냐?”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아니라고? 분명 엿 먹인다고 생각 했어. 내 말에 승복을 못하겠거든 어디 한 번 얘기해 봐라. 그냥 넘어갈 수야 없지.”
원경릉은 진짜 이 정도로 유치하진 않다. 그래서 진지하게 고개를 흔들며 “정말 그렇게 생각 안해요.”
태상황은 손등으로 침대 가장자리를 두드리며 언성을 높으며, “두려울 게 뭐가 있어?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젊었을 땐 나도 그랬으니까, 과인이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서야 깨달은 이치야. 네가 힘이 있을 땐 불공평한 일이 있으면 뭐든 다 말할 수 있지, 하지만 힘이 없을 땐 사람들이 개똥을 먹이면 잠자코 먹어야 하는 거야.”
“……예!” 원경릉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게 딱 영혼 없이 설교를 듣는 모양이다.
“또 귀담아 안 듣지?” 태상황이 눈꼬리를 치켜 떴다.
‘고개를 든 원경릉의 눈빛은 일말의 반항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솔직 그 자체에, 온순하고 말 잘 듣는 아기 토끼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귀담아 안 듣는 걸 알아차렸지?
“진짜예요!”라고 말하며 바깥을 내다보니 여러 친왕들이 전부 오고 있다. 어째서 우문호는 안 보이는 거지? 사실 우문호가 오길 조금도 바라지 않지만 말이다.
태상황은 원경릉이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을 보고,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하며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와, 훗날 과인의 말이 옛 성현의 가르침보다 낫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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