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2화
위독한 홍등 군주와 사람을 구하는 둘
순식간에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수문장이 큰 소리로 호령하며 달려가, “어서, 어서 가서 도와라.”
배급소가 무너진 것 자체는 심각하지 않지만, 거기엔 큰 솥 몇개에 뜨거운 죽이 있고 불도 아직 다 꺼진 상태가 아닌 게 문제였다.
원경릉도 정신없이 같이 달려가며 손을 소매 안에 넣고 약상자를 꺼냈다.
배급처 앞까지 달려와 약상자를 열어보니 대부분 지혈 거즈와 소독약, 몇 가지 응급약품이다.
성문에는 사병 하나만 남겨두고 전부 와서 사람을 구했다.
배급소 천막에 대략 오십 여명이 깔려 있는데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싶었지만 못 들어간 사람들이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바로 수문장과 사람을 구하는 일에 참여했다.
제일 먼저 구출해 낸 사람은 역시 주명취였다.
왜냐면 소동이 일어날 때 주명취는 무의식 중에 달아나 배급소가 무너지던 순간 거의 바깥까지 도망쳐 나와서 한 발자국만 더 나오면 완전히 벗어날 참이었다.
주명취의 상처는 심각하지 않고 그저 턱을 한 줄 크게 긁혔을 뿐이나 놀라서 넋이 나가 있었다.
원경릉은 주명취에게 가서 지혈하고 소독해서 붕대를 감아주는 모든 동작이 2분 안에 다 끝냈지만, 주명취는 아직도 정신이 멍한 상태로 원경릉이 재빨리 다음 사람을 처치하는 것을 지켜봤다.
처음 구해낸 사람은 대체로 경상이 많아서 병사들은 의원을 부르러 가고 경조부와 순찰 어사에게 알렸다.
원경릉이 막 환자 한 명을 처치하자마자 수문장과 다른 병사 하나가 소녀 한 명을 들쳐 업고 오는데, 소녀는 전신이 피투성이로 머리와 손은 힘없이 늘어져 있고 숨은 곧 넘어 갈듯 깔딱거렸다.
원경릉이 한 눈에 알아보고 벌떡 일어나, “어머, 홍등 군주예요. 죽었나요?”
원경릉은 한 손으로 급히 겉옷을 벗어 바닥에 깔고 수문장에게: “어서 내려놓으세요.”
수문장이 당황해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이 홍등 군주는 소요공이 불면 꺼질 세라 금지옥엽으로 아끼는 손녀였기 때문이다.
홍등 군주는 발견 당시 그저 눈만 크게 뜰 수 있을 뿐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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