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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Webfic

제 3016화

이리봉청은 여전히 봉두난발에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얼굴은 깨끗한 상태였다. 머리는 눈늑대봉에서 심하게 헝클어진 탓에 잘라 내고 뜨거운 물에 천천히 풀어서 씻어야 했다. 옷은 갈아입지 않았지만 이리 나리의 겉옷을 덮어 바싹 마른 몸을 싸매었고, 신발을 새로 바꿔주려 해도 하도 싫다고한 탓에 여전히 헤진 예전 신을 신고 있었다. 예전 신발에는 천문 세가의 문장이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마저 이미 낡아서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기울어가는 석양이 모자의 얼굴을 비췄고, 두 사람은 한 걸음씩 저택 대문을 들어갔다. 공주는 문 앞에 나가서 그들을 맞이하고 싶었으나 미색이 바람이 차서 안 된다고 해 복도에 서서 기다렸다. 공주는 벌써 눈물을 흘린 탓에 남편이 시어머니 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도 눈물이 앞을 가려 잘 볼 수가 없었다. 이리 나리는 어머니 손을 잡고 눈물범벅이 된 아내를 바라봤는데, 순간 코끝이 시큰해져 솟아나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공주가 달려 내려와 울며 예를 취했다. “어머니!” 이리봉청은 낯선 사람이 갑자기 앞으로 오자 경계하며 무의식적으로 베개를 꽉 쥐고 이리 나리의 손도 꽉 쥐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꽉 되잡으며 속삭였다. “무서워 마세요. 령이에요. 어머니 며느리요!” “며느리?” 이리봉청이 중얼거리더니 살짝 고개를 옆으로 하고 놀라 물었다. “며느리? 우리 아들은?” “여기 있잖아요!” 이리 나리가 얼른 말했다. 그제서야 이리봉청이 부드럽게 웃으며 눈을 반짝였다. 눈부시게 순수한 모습으로 이리 나리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더니 이윽고 베개를 쓰다듬으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아가!” 이리봉청은 비록 눈늑대봉에서 36년이나 긴 시간을 보냈지만 별로 늙지 않아 보였다. 어쩌면 실성해서 매일 베개를 안고 세상일에 신경 쓰지 않은 채 행복하게 아이와 같이 지낸다고 믿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걱정거리가 없으니 세월의 흔적이 조금은 비껴간 것 같았다. 이리봉청은 여전히 베개를 아들로 여겼다. 공주는 눈물을 닦으며 이리 나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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