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58화
안풍 친왕이 고개를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증서를 흔들어 보였다. “왜? 종이에 쓰인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큰아버지까지 속이고 싶은 것이냐? 황자들에게 효도를 가르친다고 들었는데 정작 본인이 효도가 뭔지를 모르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느냐?”
안풍 친왕이 박해받는 표정을 지으며 억울하고 분하다는 듯 전 황제를 대했다.
전 황제가 당황해서 안풍 친왕을 바라봤다. 증서가 얼굴 앞에서 나부끼고 산바람이 자신의 서늘한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도록 전 황제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냉수를 끼얹은 듯 마음이 싸늘해졌고 증서가 비웃듯 눈앞에서 뒹굴었다. 원래는 자신을 보호해 주어야 할 증서가 결국 악인을 보호하는 것으로 변해 버리다니 세상은 불공정하구나!
“왜, 트집 잡아 계약을 어기게?” 안풍 친왕이 눈을 가늘게 뜨고 죄인을 성토하는 자세를 취했다.
“아…. 아닙니다!” 전 황제의 기세가 약해졌다. 밉지만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
“그런 억울한 모습 하지 말거라. 말해 봐, 처음에 내가 뭐라고 그랬느냐? 내 몫의 절반을 준다고 했지, 맞지? 증서에도 쓰여 있는데 말이다. 안 그래?”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눠줘야 한다고 하시지는….”
안풍 친왕이 말을 끊어 버리고 흑영위를 가리키며 전 황제에게 물었다. “저들이 꼬박 한 달 동안 산에서 공무를 봤지? 해가 뜨면 일을 시작해 해가 지도록 쉴 수가 없었지. 얼마나 고단했는지 너도 봐서 알 거야. 안 그러느냐?”
“그…. 그건 봤습니다.”
“저들이 피땀을 흘려 이렇게 많은 금은보화를 파냈는데 그중 일부를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어? 세 사람이 광산에서 채굴하는 거에 비유하면 한 사람은 기획하고 다른 두 사람은 채굴하는 일을 했어. 너라면 채굴한 사람에게는 나눠주지 않을 것인가?”
“그…. 그건 절대 아닙니다. 허나 이건 상황이 다릅니다... 저들은 큰아버지 사람입니다.”
안풍 친왕이 냉소를 지었다. “내 사람이 어쨌다고? 내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얕잡아봐도 된다는 뜻이느냐? 내 사람은 돈을 나눌 자격이 없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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