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0화
원경릉을 찾아 봉의각으로 간 우문호
우문호가 화를 내며: “어째서 오늘밤 이렇게 낭패를 본 건 난데, 결국 잘못한 것도 내가 되는 건데??”
“왕야께선 잘못 하신 게 없으시지요.” 탕양이 내숭의 최고 경지를 시전하며, “하지만 왕비마마도 틀리지 않으셨습니다. 잘못된 건 이 일 자체지요. 이 일 자체가 거론돼서는 안되는 일인 겁니다. 예를 들자면 왕비마마께선 왕야께서 이전에 어떤 여인이 있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실 때 왕야는 마음속으로 기쁘셨습니까?”
우문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별로 안 기뻤지, 하지만 적어도 오늘밤처럼 이렇게 처참한 기분은 아니었어.”
“처참한 기분은 잠깐입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건 왕비마마께서 왕야를 진심으로 중시하신 다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 왕야가 계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소인 생각에는 왕야께서 고분고분 왕비께 가서 잘못을 인정하시는 게 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우문호가 눈을 부라리며, “잘못을 인정해? 방금 내가 잘못한 거 아니라며.”
“이건 잘잘못과 상관없습니다. 부부사이에 잘잘못과 시시비비가 어디 있나요? 맞춰주고 사랑해 줄 뿐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요.”
탕양이 계속 권했다. 두 주인이 사이가 틀어져서는 곤란하지. 초왕부가 겨우 요 며칠 평안하게 지내지 않았는가 말이다.
우문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탕양이 말한 대로 생각해 보고, “네 말도 맞네. 왕비도 내가 신경 쓰이니까 이렇게 하는 게 틀림없어. 만약 왕비가 듣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내가 오히려 걱정했겠지.”
“바로 그렇다니까요?” 탕양이 권하며, “왕야 어서 봉의각에 가셔서 달래 주세요, 여자는 좀 맞춰주면 좋아집니다.”
우문호가 일어나, “넌 여기 남아, 나 혼자 가면 되니까.” 탕양에게 자신이 여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꼴을 보여줄 순 없다. 이건 체면 문제다.
탕양이 미소를 지으며: “예, 소인이 사람을 시켜 탕을 올리라 하지요, 왕비마마와 왕야 두 분이 같이 마시세요.”
우문호가 성큼성큼 나가는 것을 보고 탕양은 복도에 서서 웃음을 띤 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