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7화
원경릉은 현비의 묘한 표정을 감지했다. 현재 태상황이 원경릉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현비와 정후부에서는 원경릉에게 별다른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뜻이 결코 그들이 그녀의 편이라는 것이 아니다. 주씨 가문이나 주명취가 나선다면 상황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게다가 우문호가 경조부윤을 맡게 되었다. 이는 잔잔한 호수에 조약돌을 던지는 꼴인데, 이 파장이 얼마나 거셀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명원제가 초왕인 우문호를 고깝게 보는 것은 궁 안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던 사실이다. 원래 이치대로라면 명원제는 절대 초왕에게 경조부윤이라는 중임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결정이 명원제의 뜻이 아닌 태상황이 뒤에서 힘을 쓴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지금 태상황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초왕비인 원경릉이었고, 그래서 그녀가 초왕을 경조부윤 자리에 올리기 위해 힘을 썼을 수도 있다고 사람들은 추측했다. 한순간에 눈엣가시였던 초왕이 황제의 총애를 얻게 되다니.
‘만약 초왕이 황태자 자리에 오를 마음이 있다면?’
우문호가 암살당할 뻔한 그날을 생각하니 원경릉은 소름이 끼쳤다.
“본왕의 등을 좀 긁어줘라!” 옆에서 우문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등 뒤에 베개를 두고는 몸을 움직여 등을 긁고 있었다. 그는 얼굴이 퉁퉁 부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혼자 긁어” 원경릉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우문호가 휘청거리며 두 손을 내밀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원경릉은 그의 얼굴을 보기만해도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의 두 손은 족발 같았다. 보아하니 옷으로 가려진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벌에 쏘인 모양이다.
‘진짜 딱하네.’
원경릉은 우문호가 꼴 좋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켠으로는 불쌍했다.
“어디가 가려워?” 그녀는 손톱이 짧아서 옆에 있던 까끌한 천을 들어 그의 가려운 부분을 긁었다.
“아니! 그냥 손을 넣어. 여기 옷깃 사이로!” 우문호가 몸을 베베꼬며 말했다.
원경릉은 반쯤 무릎을 꿇고 일어나 그의 옷깃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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