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1화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원경릉은 저 멀리서 탕양이 우문호를 부축해서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문호의 얼굴은 누구에게 얻어맞은 것처럼 퉁퉁 부어있었고, 왼쪽 눈꺼풀은 주먹만하게 부어있었다.
“말벌에 쏘였습니까?” 원경릉은 우스꽝스러운 그의 얼굴에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참으며 물었다.
상선도 우문호가 말벌집을 건들였다는 소리에 놀라 한걸음에 달려나왔다. 상선은 우문호를 보고 놀랐다.
“왕야. 소인이 분명 말벌집이 있으니 조심하시라고 경고를 했는데. 왜 벌에 쏘이신 겁니까?”
“벌집이 있는지 누가 알았어요!” 우문호는 입 뻥끗하기도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소인이 아까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상선이 되물으며 우문호 쪽으로 한걸음 더 다가갔다.
“아이고. 쏘인 곳이 아프시겠습니다. 얼른 어의에게 가셔야겠어요.”상선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원경릉은 드디어 이해가 갔다. 우문호는 말벌집이 있다는 것을 먼저 알고 일부러 탕양을 시켜 자신이 어서방을 청소하겠다고 선심을 쓰는 척을 했고, 그녀가 말벌에 쏘이는 순간을 기다린 것이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사악할 수가 있지?’
“어의를 어서방으로 부르시지오. 왕야께서는 어서방을 청소해야 하지 않습니까?” 원경릉은 담담하게 말했다.
“고약한 여자야! 말벌은 너를 쏘지 않고 왜 나를 쏜 것이냐?” 우문호의 퉁퉁 부은 입술이 우스꽝스럽게 움직였다.
“제 발을 제가 찍는다는 말 아시지요?” 원경릉은 어깨를 으쓱이며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우문호의 말이 맞다. 처음에는 말벌들이 원경릉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이리 오지마!’하고 소리를 치자 말벌들이 일제히 방향을 바꾸어 다른 쪽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녀도 이 일이 정말 신기했다.
우문호는 화가 나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하지만 원경릉 탓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빗자루를 들고는 어서방으로 향했다.
탕양은 그런 우문호를 쳐다보았다. ‘왕야께서 일부러 왕비를 골탕먹이기 위해 말벌집을 건들이다니, 어쩜 왕야는 날이 갈수록 유치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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