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6화
우문호는 서일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흰 비단 옷을 입고 허리에 금옥 허리띠를 두른 그의 아름다운 얼굴에 햇빛이 비쳤다. 환하게 빛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병든 군주 같았다. 느리게 한걸음 한걸음 걷는 그의 모습이 매우 힘겹게 보였다.
힘겨게 도착한 우문호는 원경릉을 본 순간 미간이 부드럽게 풀리며 입가에 살짝 미소가 드리웠다.
“왕야 괜찮으십니까?” 둘째 노마님이 서둘러 안부를 물었다.
옆에 있던 난씨가 놀란 듯 벌떡 일어났다.
우문호는 원경릉에서 둘째 노마님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둘째 노마님. 본왕은 괜찮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천천히 원경릉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살짝 짜증 난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도 화가 났습니까? 오늘은 본왕을 보러오지도 않고, 화내지 마시지오."
원경릉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야 도대체 어쩌자는거야? 나를 위해서 일부러 다정한 척 하는건가? 사실 이럴 필요는 없는데.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화안났습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화가 안났으면 됐습니다. 오늘 본왕과 함께 밖에 나가자고 했던거 아직 유효합니까?”라고 하였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아. 손님이 계십니다.”
우문호는 난감한 표정으로 둘째 노마님을 보았다. “그래요? 그럼 못 나가는 건가요?”
“시간이 늦었네요. 늙은이는 돌아가 봐야겠습니다.”둘째 노마님이 서둘러 채비를 했다.
“이렇게 일찍이요? 좀 더 앉아계시지요.” 우문호가 적극적으로 둘째 노마님에게 말했다.
“아니옵니다. 늙은이가 아직 할일이 있습니다. 제가 시간이 있으면 왕야와…… 왕비님을 찾아뵙겠습니다.”둘째 노마님이 말을 하며 난씨와 원경병에게 눈빛을 보냈다.
원경병은 “방금 누이께서도 제게 여기서 며칠 묵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럼……” 둘째 노마님은 재빨리 우문호의 안색을 살피더니 그의 표정이 그닥 불쾌해 하지 않는 것 같자 “그럼 왕비를 잘 모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신경쓰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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