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5화
정후부의 속사정, 원경릉 친정에 가기로 하다
주명취가 방금 출궁하기 전에 궁중의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목여태감을 보내 황제가 경고했다.
고모도 한 바탕 호되게 주명취를 꾸짖었는데, 할아버지를 들먹이지 않았으면 고모도 주명취를 쉽게 용서해줄 수 없었을 것이다.
원경릉은 도대체 무슨 수로 전부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거지? 실지로 주명취의 예상을 빗나간 일이 일어났다.
이 사람은 대비하지 앉을 수 없다, 원경릉을 단속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정후부로, 정후부가 아직도 관직이 필요하다면 원경릉의 꼬리를 집어 올릴 수 있다.
원경릉이 초왕부에서 총애를 받지 못하고, 문호 오빠도 원경릉을 거들떠도 안 보니, 그녀는 친정의 지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후의 말을 주명취는 들어줘야 하고, 협조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단지 주명취의 마음 저 밑에 어둡게 드리운 의혹은, 원경릉이 의술을 안다는 사실이 너무나 예상밖의 일인데다, 그렇게 명철한 생각을 하다니 이전의 단순하고 포악한 행동은 전부 사람들의 눈을 속이려는 계책이었던 걸까?
만약 정후가 단속하지 못하면, 원경릉을 살려 둘 수 없다.
정후 쪽 사람이 초왕부에 와서 서신을 전했는데 내용은 노마님의 몸이 좋지 않으시니 원경릉에게 짬을 내서 찾아 뵈라는 것이었다.
원경릉은 이 말을 듣고, 머리속으로 정후부의 상황을 열심히 생각해 냈다.
정후부의 노마님 노씨(魯氏)는, 현주(황족의 딸에게 주는 봉호)출신으로 젊었을 땐 예리하고 기세가 등등한 인물로 노마님이 집안을 맡았던 시절엔 정후부가 순풍에 돛을 달아, 정후가 병부 시랑 자리에 오른 것도 뇌물을 쓴 덕이었다.
하지만 8년전 노마님이 병으로 자리를 보전하시고, 의원이 몇 번이나 노마님이 버티지 못하실 거라고 했지만 과연 노마님은 강인한 분이라 꿋꿋하게 버티며 한 고비 한 고비 이를 악물고 넘겼다.
지금은 노마님이 집안을 관장하지 않으시고, 몸의 원래 주인인 원경릉의 어머니인 황씨(黄氏)는 주관이 없는 사람이어서, 정후부의 일체 일은 전부 둘째 노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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