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휴대전화의 바탕 화면
그의 비아냥거림에 익숙해진 성시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일찍 쉬세요. 저는 방에 돌아갈래요.”
강찬우의 곁을 지나갈 때 손목이 잡히자 그녀는 의아해서 물었다.
“왜요?”
눈빛이 마주쳤는데 그의 두 눈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이연아가 강현시에 없는데 누굴 보러 간 거야?”
성시연은 흠칫 놀랐다.
‘외출할 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니 왜 이 일을 조사했을까? 이연아가 강성에 없다는 걸 나도 몰랐는데...’
성시연은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게... 김민기라는 환자가 전에 저를 구하느라고 다쳤는데 마침 오늘 퇴원하고 내일이면 이곳을 떠난다고 해서 밥을 사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연아와 함께 먹으려고 전화했는데 걔는 강현시에 없더라고요.”
강찬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하얀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성시연은 거짓말하거나 긴장하면 손톱을 만지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할 줄 모르면 하지 마.”
성시연은 그가 김민기의 정체를 조사하여 그녀와 김민기의 실제 관계를 알까 봐 걱정되어 급히 고개를 쳐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성시연의 말이 다 근거없는 건 아니었다. 김민기를 만나러 간 건 사실이니 말이다.
강찬우는 성시연의 손목을 놓아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물어본 건데 긴장할 필요 없어. 잠이 안 오면 나랑 한잔해.”
말을 마치고 그는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성시연도 덩달아 내려갔는데 아까 강찬우의 말투는 그녀의 의견을 물은 게 아니라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저녁에 음식을 먹지 못했고 방금 양주 한 잔을 마셨더니 성시연은 속이 쓰릴 뿐만 아니라 술기운도 올라와 흐리멍덩해졌다.
강찬우는 등지고 서서 술장을 열어 술을 꺼냈다. 갑자기 테이블에 놓인 휴대전화에서 딩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화면이 밝아졌다.
성시연은 저도 모르게 눈길이 휴대전화를 향했고, 첫눈에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를 보았다. 그다음으로 그의 휴대전화 바탕 화면이 눈에 띄었다...
성시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에 이하윤이 술집에서 강찬우의 휴대전화에 자신의 사진이 있다고 말했는데..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