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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바람처럼

“저 여자는 왜 자신을 폐기된 방에 가두었을까?” “바보.” “똑똑해 보이긴 하는데 머리가 별로네.” “내가 보기에도 그래.” 성시연은 깨자마자 강찬우와 하수현의 대화를 들었는데 강찬우가 자기를 바보라고 하는 걸 똑똑히 들었다... 아직 머리가 어지럽고 눈꺼풀도 천근 같아 뜰 수 없었지만 하필 의식도 맑았고 청각도 예민했다. 공기 속에서 익숙한 소독수 냄새가 풍겨와 자신이 병원에 있고 또 구조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시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옆에 있던 하수현은 대뜸 알아차리며 말했다. “아, 깼네. 자, 어디 보자.” 눈을 뜬 성시연은 하수현이 내민 손을 뿌리쳤다. “저는 괜찮아요.” 하수현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우리가 한 말을 들었어?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자, 말해봐. 어떻게 자신을 그 방에 가뒀어? 만약 찬우가 집에 돌아간 후 시연 씨가 없어진 걸 발견하지 못했거나, 또 혹은 찬우가 야근하고 늦게 돌아갔더라면 시연 씨는 아마 그대로 죽었을 거야.” 성시연은 말하고도 싶지 않았고 또 창피했다. 그때의 상황을 기억하기만 해도 공포가 밀려왔다. 링거를 맞고 병원에서 나오니 밤 12시가 되었다. 성시연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흘러 도무지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강찬우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참지 못하고 그녀를 품에 안으며 못마땅해서 말했다. “말썽만 피우고 있어.” 성시연은 억울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 문이 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아마 이런 상황을 말하는 거겠지? 결국, 내가 심심해서 일어난 일이야.’ 생각할수록 이 일이 강찬우와 관련된다고 생각한 성수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를 집에 가두지 않았다면 난 심심하지 않았을 거고, 그럼 그 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을 거며 소란을 피우지 않았을 거예요.” 강찬우는 그녀를 힐끗 보았다. “제대로 걸을 수 있을 때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일해.” 성시연는 어리둥절해졌다. “날 가두지 않는 거예요?” 강찬우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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