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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이유가 없어서

순간 성시연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고 코끝이 시큰거렸다. 설사 영원히 어떠한 명분이 없을지라도 그럴듯한 이유가 하나라도 있다면 성시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망설임 없이 강찬우를 따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를 따라갈 이유라곤 한 개도 없다. 성시연은 깊게 심호흡한 뒤 강찬우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니요.” 성시연의 대답에 강찬우는 눈썹을 찌푸린 채 그녀를 몇 초간 쳐다보더니 이내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강찬우가 등을 보이는 순간, 성시연은 그를 뒤쫓아가고 싶다는 충동이 들끓었지만 필사적으로 참아냈다. 어느새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강찬우가 탄 차가 멀어지고 나서야 성시연은 용기를 내어 마당 입구까지 뒤쫓아 나갔고 곧이어 짙은 상실감이 심장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성시연은 몇 년 동안 자신을 혐오했던 강찬우가 왜 갑자기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어온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런 질문을 해서 자신에게 환상과 희망을 남겨주는 것인지 몰랐다. 성시연은 또다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될까 두려워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 병원에 출근한 뒤에도 성시연은 넋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는 머릿속에 강찬우가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어오던 장면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어지러웠다. 이때 갑자기 문 앞을 기웃거리는 사람의 그림자가 언뜻 보여 성시연은 입을 열었다. “진찰받으러 오셨어요?” 문 앞을 기웃거리던 사람은 주눅 든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을 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성시연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말을 건넸다. “진찰받으러 오신 거면 들어오세요.” 남자는 겁을 먹은 듯이 머뭇거리는 발걸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왔고 그에 따라 땀 냄새와 남자의 체취가 뒤섞인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악취가 맡아졌다. 성시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리며 조용히 마스크를 썼다. 그러자 남자는 자신의 몸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비굴한 모습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편 성시연은 잠시간 눈앞의 남자를 살펴보았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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