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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됐어, 염아연!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을 위해서 눈물 낭비하지 마. 그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해!” 나는 염아연에게 휴지를 건네주었다. 고개를 든 염아연은 별안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를 꼭 끌어안았다. “강효수, 나 너무 속상해.” “나는 다 선아를 위해서 한 짓인데, 왜 나를 믿어주지 않는 걸까. 애초에 날 친구로 생각하지 않은 거야!” “하지만 강효수, 설령 나를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고 해도 난 선아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걸 볼 수 없어.” 염아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게 애원했다. “나 임선아한테 데려다주면 안 돼? 난 우리의 우정을 위해 마지막으로 노력해 보고 싶어.” 그녀의 등을 토닥이던 나는 멈칫하다 그대로 그녀를 밀쳐냈다. 미친, 염아연은 절대로 애정결핍에 머리가 어떻게 된 여자가 분명했다. 나는 버럭 화를 냈다. “염아연, 네가 걔 엄마라도 돼?” 염아연의 울음이 멈췄다. “엄마처럼 걜 챙기고 싶으면 그건 네 일이야.” “그러니까 날 끌어들이진 마.” 등을 돌려 곧바로 떠났지만 속은 편하지 않았다. 염아연은 무슨 우정에 머리가 비기라도 한 걸까? 스스로 성녀인 척 굴고자 하는 건 그녀의 일이었다. 나한테 도와달라고만 하지 않으면 되었다. 내가 무슨 빚을 진 것도 아니고! 그 작은 소란은 결국 나의 기분에 영향을 미쳤다. 세트장에서 감독을 만나 촬영을 할 때에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목적까지 영향을 줄 수는 없었다. “감독님, 이건 저희 회사에서 새로 스카우트한 마케팅팀 유 팀장입니다. 앞으로 이 드라마의 홍보를 맡게 될 거예요.” 나는 유세중을 감독과 주연 배우들에게 소개했다. 다른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나에게 인사를 했지만 오직 오은이만이 나를 보는 두 눈에 망설임과 역겨움이 들어있었다. 역겨움? 나는 잘못 본 게 아닌가 하는 으구심이 들었다. 지난번 회식에서 처음 본 사이인데 왜 갑자기 나를 미워하게 된 걸까? 순간 의아함과 호기심이 동했다. 하지만 그녀가 유세중이라는 낯선 사람에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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