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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강다인은 멍해졌다. 자신더러 손에 물을 묻히지 말라니, 강다인은 자신이 요리하겠다고 하면 이석훈이 기뻐할 줄 알았다. 이석훈은 우아하게 서서 평온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나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 거 하지 않아도 돼요.” 강다인은 가슴이 살짝 답답해졌다. 방금 그녀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한 말이었고 뭔가를 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석훈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꿰뚫어 본 것 같았다. 강다인은 귀 옆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아... 알겠어요.” “곧 도우미 아줌마가 와서 저녁을 준비할 거예요.” 그녀는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고 이석훈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 마치 전생에 그녀가 몰래 좋아했던 그 사람과 닮은 느낌이었다. 사실 그 사람은 강다인에게 늘 오빠들이 그녀에게 잘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강다인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고 결국 비참하게 죽음을 맞았다. 이석훈의 말투는 그 사람과 너무나도 닮았고 강다인은 다시 한번 혹시 정말 이석훈이 전생의 그 사람이 아닐까 의심했다. 강다인은 점점 더 복잡한 생각에 빠졌다. 만약 전생에 그 사람을 제대로 만났더라면 이번 생에서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텐데. 잠시 후 가사 도우미가 도착했고 능숙하게 음식을 준비해 한 상 가득 차렸다. 강다인은 테이블 위의 음식을 보고 놀랐다. 그녀가 좋아하는 매운탕과 닭고기 요리였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 앞에서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이석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물었다. “강씨 가문에서는 이런 거 못 먹어봤어요?” 강다인의 젓가락이 잠시 멈췄다. “지우가 몸이 약해서 매운 음식을 못 먹어요. 그래서 집에서는 늘 싱겁고 담백한 음식만 나와요.” 그래서 그녀는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거의 먹을 수 없었다. 그 말을 듣고 이석훈은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였다. 분명 대단한 가문의 딸인데 평범한 집안의 아이만도 못한 삶을 살다니. ‘내가 좀 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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