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촬영진들한테도 물어봤어?”
강영욱은 진지하게 답했다.
“촬영진들한테도 여쭤봤는데 권은비 씨 매니저가 한 말들과 일치했어요.”
“게다가 주변 감시 카메라도 확인했더니 권은비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강영욱은 대표님의 어두워진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실 대표님하고 사모님이 같은 방에 있을 시간에 찍힌 영상도 확인했는데...”
“아주 수상쩍은 남자가 귀를 문에 붙이고 한참을 엿들었었어요. 그러다가는 1009호로 돌아갔더라고요. 제 생각엔 방키를 잘못 가진 게 아닐까 싶어요.”
강영욱은 어젯밤 찍힌 감시 카메라 영상을 박서준에게 보여주었다.
화면에 보이는 얼굴을 확인한 박서준은 목소리가 냉담해졌다.
“이 사람 조사해 봐.”
“네.”
강영욱이 떠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박서준은 백아린의 번호에서 멈추게 되었다.
그는 미산을 찌푸리고 손끝으로 눌러 전화를 걸었다.
긴 알람음이 울린 뒤로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박서준은 휴대폰을 끊은 뒤 이마를 짚으며 난생처음 극심한 짜증이 밀려왔다.
오후 2시, 백아린은 제때에 구신 커피숍에 도착했다.
이리로 온 목적을 알리자 직원은 조용한 룸으로 안내했다.
권은비는 샤넬 브랜드로 온몸을 치장하고 있었고 백아린이 들어오자 고치던 화장을 멈추었다.
“백아린 씨, 시간 약속을 잘 지키시네요.”
여기에 나온 사람이 권은비라는 걸 보게 된 백아린은 별로 의외이지 않다는 듯 반대편에 앉았다.
백아린은 단도직입적으로 권은비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귀걸이 돌려줘요!”
“백아린 씨, 뭐가 그리 급해요?”
권은비는 고개를 숙여 가방에서 귀걸이를 꺼내 다른 수작 없이 백아린의 손에 쥐여주었다.
백아린은 손바닥 안에 들어온 귀걸이를 보고 움켜쥐며 자리를 떠나려 했는데 권은비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백아린 씨가 절 미워하지 마셨으면 해요. 필경 저도 피해자거든요.”
백아린은 고개를 돌려 막연하게 권은비를 쳐다보았다.
“그쪽은 한 치의 허점도 없이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하는 거죠?”
권은비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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