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장
이리저리 생각하던 나는 늙은 재단사 가게의 드레스를 꺼낸 뒤, 같은 색상의 캐시미어 숄을 매치하고 출발했다.
장소는 비너스 와이너리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엄겨울이 재빨리 나를 맞이해 주며 놀라운 얼굴을 했다.
“안 어울려?”
엄겨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너무 잘 어울려."
오영은도 예전에 내가 냉미녀라고 칭찬했었다.
다만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다.
"어쩐지 엄 교수가 계속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더라니. 미인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부잣집 도련님 두 명이 인사하러 왔다.
엄겨울이 두세 마디로 그들을 돌려보내고 나를 엘리베이터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와 동시에 반대쪽에서 주한준이 임지아를 데리고 다가왔다.
우리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다.
임지아는 연분홍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귀여운 스타일의 화장을 했다.
"엄 교수님, 진아 선배님, 정말 우연이네요."
임지아가 먼저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엄겨울은 주한준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저씨의 생일 파티에 임지아 씨를 데려왔네?”
주한준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반문했다.
"엄씨 가문도 오늘 저녁에 모임이 있어?”
"응. 사촌 누나 아이가 백일 잔치를 열어."
주한준의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두 집안의 파티 모두가 삼 층에서 열렸다. 파티 장소가 동쪽과 서쪽이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우리는 각자 목적지로 찾아갔다.
방씨 가문의 친척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겸손하고 예의가 발라, 몇 마디 간단한 인사 외에 선을 지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겨울의 사촌 형인 엄지후를 제외하고 말이다.
"남진아 씨는 매우 기품 있어 보이는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나 봐요?”
그가 말을 빙빙 돌려가며 우리 집안에 대해 캐물었다.
나는 침착하게 대처하고는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갔다.
뭐랄까, 오영은을 따라다니며 오랫동안 투자자를 찾으면서 나도 점점 알게 되었다. 상류층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학력과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집안 배경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임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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