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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장

부잣집 아가씨들의 시선도 한눈에 사로잡았다. 나도 처음으로 엄겨울이 정장을 입은 게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아야, 우리 엄마가 지금 로비에 있어." 거리가 가까워지자 엄겨울은 나를 힐끗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엄마가 너 보고 싶어 하셔." 나는 의아해서 엄겨울을 쳐다보고 아직 답하지 못했는데 오영은은 바로 부추기며 말했다. "빨리 가봐, 가서 인사드려." 그러고는 나한테 눈빛을 보내는 것이었다. 어른이 부르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서 나는 엄겨울을 따라 로비로 갔다. 멀리서도 단아한 차림의 중년여성이 보였는데 몸매도 날씬했고 검은 머리를 땋아서 머리 뒤에 넘겼고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아주 우아하고 단아해 보였다. 온몸에는 비취 팔찌만 하고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기백이 장난이 아니었다. 뭔가 세상 혼자 사는 고상함이 있다고나 할까? 왜인지 그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심화연이 떠올랐다. 명품 밍크에 빨간 립스틱을 하고 분명 제일 좋은 걸 하고 있는데도 엄 사모님이랑은 비교가 안 되었다. 엄 사모님은 어려서부터 귀티가 흐른 것 같았고 그 귀티는 돈으로 꾸민다고 해서 꾸며지는 게 아니었다. "남진아 씨인가요?" 엄 사모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를 보며 말했다. "겨울이한테서 말 많이 들었어요, 오늘 드디어 이렇게 만났네요." 나는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임 사모님은 바로 말을 이어갔다. "역시 겨울이 말대로 똑똑하고 예쁘시네요." 칭찬하는 말에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아는 사람들은 이미 수군대기 시작했다. "어머 엄 사모님, 이분이 혹시 엄 교수님이 계속 숨기고 있던 여자 친구인가요?" 내가 설명하려고 하는데 엄 사모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아들 친구 남진아 씨입니다. 우리 아들이 무뚝뚝해서 아직 남진아 씨 마음을 얻지 못한 듯 해요." "흠." 엄겨울은 주먹을 입에 대고 마른 기침을 하며 나를 힐끗 보더니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진아가 아직 여기 있는데 제 체면 깎지 마세요. 친구들 앞에서 이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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