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장
다시 임지아를 보았을 때 놀랍게도 임지아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반짝이는 화면이 보여주다시피 지금 주한준이랑 통화 중이었다.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통화했을 것이다. 어쩌면 더 전부터 통화하고 있었을 텐데 임지아가 말해주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조금 전에 나눈 "재미있는" 대화를 주한준이 똑똑히 들었다는 뜻이었다.
임지아의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숨겨져 있었고 그걸 본 나는 어이가 없었다.
'들으면 뭐? 내가 제대로 일처리를 하라고 한 건데 주한준이 뭐라고 해도 난 떳떳해."
사무실 문을 나설 때 임지아의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아 선배 말이 맞아요. 내 일인데 선배한테 부탁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마치 나한테 처음 부탁한 것처럼 말하네?'
나는 주한준이랑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는 주한준은 임지아의 이런 말을 듣고 절대 가만있을 주한준이 아니었다.
이 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역시나 내 추측이 맞았다.
거의 퇴근 시간이 될 때쯤 주한준이 우리 사무실에 나타났다.
임지아는 이미 가방을 메고 신나서 사무실을 나섰다.
정장을 하고 나타난 주한준을 본 임지아는 익살스럽게 말했다.
"왜 말도 없이 왔어요? 연말이라 바쁠 텐데 일이 더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주한준의 팔짱을 끼고 일부러 내 쪽을 보는 것이었다.
아직 계약 해지 전이라 주한준이 그래도 우리 투자자이기에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어 일어서 인사를 건넸다.
"너 집 가는 길 지금 도로 공사 중이라서 택시 잡기 힘들잖아."
주한준은 내 인사를 무시하고는 머리를 숙이고 임지아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너 데려다 주는게 마음이 놓일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임지아는 얼굴이 조금 굳어지더니 나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지만 제 일이 아직 남았는데 이렇게 가는 건 아니지 않아요?"
마치 내가 잡아먹을 것처럼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하지만 지금 주한준앞에서 나한테 자기 권위를 보여주려고 그러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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