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83장

음식을 담은 식기는 배달 상자 포장이 아니라 어디서 본 듯한 식기였다. 한참을 생각해서야 지난번 엄겨울이 큰 밀봉 상자에 음식을 넣어 회사에 배달 왔을 때 썼던 식기라는 걸 떠올렸다. '그러니까 엄겨울이 고모부 점심을 직접 한 거야?' 나는 노크를 했다. 나를 본 엄겨울은 바로 일어나더니 태연하게 물었다. "일 다 봤어?" 나는 눈앞에 놓인 음식을 보고 미안해하며 말했다. "또 이렇게 신세 지네." "나한테 체면 차릴 필요 없어.” 엄겨울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조금 전에 주치의한테 가봤는데 뼈는 안 다쳐서 며칠 잘 쉬면 된대." 나는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 고모부가 말했다. "다음에는... 겨울... 겨울이한테 신세 지지 마." "저랑 진아는 친구예요. 신세고 뭐고 할 게 없어요." 엄겨울은 몸을 낮춰 고모부랑 눈을 맞추며 인내심 있게 말했다. "먼저 식사하세요, 제가 약 가져올게요." 이런 사소한 일까지 엄겨울한테 시키기 싫어서 나는 막아서며 말했다. "내가 갈게." "너 이제 왔는데 아저씨랑 얘기 나누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마치 자기가 응당 해야 할 일을 하는 듯이 나가 버렸다. 병실에 나와 고모부만 남았는데 고모부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진아야... 겨울이... 참 괜찮은... 아이야..." "맞아요." 나는 가볍게 답했다. "가서 감사 인사... 잘해." 고모부는 엄겨울 혼자 약 가지러 가는 게 아니라고 생각되었는지 나한테 눈치를 주었다. 나는 바로 엄겨울을 쫓아갔다. 병원 안의 길을 잘 몰라서 한참이나 걸려 약국을 찾았는데 이상하게도 엄겨울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의아해하고 있는데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셋째 숙부한테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어찌 됐든 내일 오후 맞선 절대 나가지 않을 거예요." 엄겨울은 잠깐 멈칫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내가 시선을 거두기도 전에 엄겨울이랑 눈이 마주쳤다. 가기고 애매하고 안 가기도 애매했다. 엄겨울은 간단히 얘기하고는 전화를 끊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