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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장

안준연이 자기 신분을 밝힐 거라고 생각 못 한 나는 순간 뭐라고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임지아는 입을 막고는 너무 놀라서 물었다. "안준연 씨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음유시인은 한 대표님 아니에요?" 안준연은 임지아를 힐끗 쳐다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농담하는 거 같아요?" 임지아는 말문이 막혀 주한준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주한준은 그다지 놀란 모습을 하지 않았는데 나를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남 팀장이 아픈 몸을 이끌고 나한테 온 이유가 이거였어?" 나는 주한준의 비꼬는 말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설명해서도 설명하지 않아도 안 되는 거였다. 전에도 나한테 "배신자"라는 누명을 씌웠는데 내가 안준연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다는 걸 알면 또 날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무력함이 들었다. 그러던 중 안준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 대표님 왜 하필 누나한테 이러는 거죠? 비밀 지켜달라고 한 사람도 나고 영한 그룹이랑 협력 안 하겠다고 한 사람도 나예요. 내가 지금 여기 있는 데 문제 있으면 나랑 직접 얘기하시죠." 안준연은 담담하게 말하고는 뒤돌아 나를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누나는 몸도 안 좋은데 빨리 침대에 가서 누워." 날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피할 수 없었던 나는 바로 답했다. "괜찮아, 저혈당일 뿐이야. 별문제 아니야." 말을 끝내자 뭔가 차가운 눈빛이 날 노려보는 것 같아 머리를 돌렸더니 주한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차가운 칼처럼 날 찌를 것만 같았다. 심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한 눈빛이었다. "주 대표님 말씀해 보시죠?" 안준연의 맑은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안준연은 예쁜 눈에 익살스러움을 가득 담고 말했다. "당신들이 그렇게 찾아다녔던 음유시인이 바로 앞에 있는데 대표님 할 말 있으면 바로 하시죠." 안준연은 말을 마치고 옆에 있던 주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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