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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장

잠시 뒤 주한준의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대표님 수고스러운 대로 지아한테 단독으로 스위트룸 하나 잡아주세요. 제 옆에 있는 거로요." 주한준 말을 들은 임지아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임지아는 바로 그걸 숨겨버렸다. 송이나는 더욱 못 믿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답했다. "그래요, 주 대표님 말대로 할게요." 임지아는 짐을 세 트렁크나 가져왔다. 접대처랑 호텔은 거리가 좀 있었는데 정지훈 혼자서 짐을 옮기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었다.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송이나는 자책하듯 말하고는 바로 말을 돌렸다. "남 팀장님이 좀 수고해 줄래요?" 송이나는 아무런 나쁜 심보가 없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그래요." 임지아는 바로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진아 선배한테 너무 미안하잖아요, 그냥 제가 할게요." "그럼 안 되지, 너랑 주 대표님이 오랫동안 못 봤잖아." 송이나는 임지아 대신 결정을 하면서 날 보고 물었다. "그래도 되죠? 남 팀장님." 짐을 옮기라는 건 나를 호텔 직원처럼 부려 먹겠다는 뜻이었다. 불쾌함이 치밀러 올랐다. 송이나가 사람들 있는 앞에서 나한테 일부러 그러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왜 그러는 거지? 진짜 여자 친구인 임지아가 이미 왔는데. 주한준이 이른 아침부터 하산한 게 자기 보배 여자 친구를 마중하기 위해 그런 거라는 걸 송이나가 다 봤으면서 내 나한테 이러는 거지?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발을 상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주한준이 먼저 말을 꺼냈다. "멀지도 않은데 송 대표님 말대로 하시죠." 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한준을 쳐다보았는데 주한준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읽을 수 없는 눈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차갑고 매정했다. 그렇다, 주한준이 나한테 명령하는 거였다. 순간 나는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하긴, 주한준은 내가 발이 삔것도 연기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얼마나 다쳤는지, 짐을 옮길 수 있는지 관심도 없을 것이다. 주한준 눈에는 버스 타고 먼 길을 온 임지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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