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어색한 분위기의 술자리가 안준연 덕분에 조금은 나아졌다.
몇 마디 나누다가 송이나는 웨이터한테 술을 부으라고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나한테 부으려고 하자 안준연이 막았다.
"누나 아직 발 안 나았으니까 주스 마셔."
그러고는 웨이터한테 눈치를 주었다. 편한 태도로 말하는 것 같았는데 행동에서는 말 못 할 강한 압박이 느껴졌다.
나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았다. 주한준이랑 송이나 두 대표님이 있는데 내가 마시지 않을 권리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제지하기도 전에 송이나가 말을 꺼냈다.
"준연 도련님, 남 팀장님 너무 챙기시는 거 아니에요? 도련님이 여자한테 이렇게 다정한 모습 처음이네요."
그러고는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 눈빛은 분명히 다른 뜻을 품고 있었다.
안준연은 해맑은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진아 누나가 술 못 마시는 게 따지고 보면 송 대표님 탓이잖아요, 그만 뭐라고 하세요."
장난스러운 말투와 순진한 얼굴을 하고 이런 말을 하니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었다.
송이나도 어려운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네네, 제가 잘못 말했네요, 벌주 마시면 되죠?"
그러면서 술잔을 들고 마시려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제지하려 했는데 안준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농담한 건데 송 대표님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인 거예요?"
송이나는 안준연을 흘겨보며 말했다.
"지금 누나 놀리는 거예요? 주 대표님, 봐봐요, 제가 그저 남 팀장한테 한마디 했을 뿐인데 준연 도련님이 저렇게 닦달한다니까요."
송이나는 말끝을 올리며 말했는데 마치 주한준한테 애교 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 입을 다물고 있던 주한준은 나를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이번 완남행, 송 대표님이 많이 챙겨주셨는데 남 팀장님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안준연이 송이나의 체면을 깎았다고 지금 나한테 송이나한테 술을 권하라고 귀띔하는 것이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말을 주한준이 하니까 술을 권하는 게 무슨 명령이라도 된 것 같았다.
게다가 주한준도 내가 발목을 상한 걸 알고 있었다.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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