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문 하나를 사이 두고 나는 거센 바람 소리를 들었다.
자세히 생각해 보니 칸막이에 들어오기 전 환풍구를 하나 본 것 같았다.
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 거기서 바람이 나오는 것일 거다.
산에 온도가 워낙 산 아래보다 낮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바로 온몸이 떨려왔다.
하지만 내 몸에는 지금 겨우 중요 부위를 가릴 만한 수영복과 아까 곁에 벗어두었던 셔츠 하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얇은 옷으로는 절대 이 온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렇게 있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 온 힘을 다해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목이 터지라 소리쳐도 사람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내 부름에 대답하는 건 여전히 바람 소리밖에 없었다.
'하긴, 행운 민박 자체가 송이나건데 정말 나 혼내주려고 마음먹은 거면 이렇게 쉽게 풀어줄 리가 없지.'
내가 너무 방심한 탓이었다.
내 생각엔 송이나는 나 혼내주려고 그런 거지 내 목숨을 앗아가려고 까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얼마 안 지나면 사람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내가 안 나타나면 주한준이랑 정지훈이 이상함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송이나가 자기 호텔 생각해서라도 일을 크게 벌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전에처럼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지만 그 일을 겪은 후부터 내 몸이 많이 안 좋아졌었다. 특히나 추위에는 더욱더 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손발이 얼어서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 생각엔 지금 내 앞에 거울이 있다면 아마 낯이 퍼레지고 입술이 보랏빛이 나고 몸이 돌처럼 굳어버린 나 자신을 볼 수 있을것이다.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하여 몸을 벽에 기대어 의지하려 하였다.
의식을 거의 잃어갈 때 갑자기 주한준이 떠올랐다.
이번 완남행에서 주한준 덕 좀 보나 했더니 지금 내 목숨까지 여기 내놓아야 하게 생겼다.
하지만 지금 주한준은 따듯한 온천에 앉아 송이나랑 알콩달콩 사랑 나누고 있을 수도 있는 거였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욕하고 싶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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