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여보."
주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나 아파."
이렇게 비참한 주한준은 처음이었다.
마음이 약해진 나는 빠른 걸음으로 주한준한테 걸어가서 말했다.
"그만하고 이제 자자."
주한준은 정말 내 말을 듣고 안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잡은 내 손은 계속 놓지 않았다.
술기운이 올라와서 나도 더는 힘 빼고 싶지 않았다. 실랑이하는 게 시간 낭비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모두 잠들면 주위를 둘러볼 셈이었다.
하지만 침대에 기댔을 때 몸이 말을 듣지 않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들어 버렸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폭신폭신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가 어제 주한준한테 덮어주었던 오리털 이불이 나한테 덮어져 있었다.
하지만 주한준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눈을 비비며 밖을 보았는데 이미 아침 해가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내가 여기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잠깐, 내가 설마 주한준이랑 여기서 하룻밤 보낸 거야?'
알아차리자마자 나는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려고 했는데 밖에서 얘기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송 대표님이 아침부터 각 룸마다 해장국 보내라고 했대요, 다른 목적이 있는 거 같은데요?"
정지훈 목소리였다.
나는 순간 긴장해졌다.
"그게 뭐?"
"송 대표님이 대표님 좋아하잖아요, 어떻게 안 해도 되겠어요?"
정지훈은 솔직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상관없어."
주한준의 담담한 목소리가 문틈 사이로 들려왔다.
"우린 협력하러 온 거란 걸 잊지 마, 당분간 그냥 내버려둬."
주한준이 자신에 찬 목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위기감이 생겼다.
하지만 그때 또 정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대표님 따돌리기 참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미리 웨이터한테 말해 놨으니 망정이지 안 그러면 CCTV 알아보면 형수님이 여기서 하룻밤 잔 거 바로 들통날 거예요."
그렇다, 송이나네 호텔인데 뭔가 알아내는 게 식은 죽 먹기였다.
나는 내 경솔함에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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