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장
주한준이랑 날 세우고 기 싸움 하는 장면은 진작에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주한준한테서 이런 말을 들으니 어쩔 수 없이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
"그러게요, 그런 줄 알면서 주 대표님은 어떻게 6년이나 참으셨대요?"
차라리 처음부터 깔끔하게 헤어지지 그랬대?
내 말을 들은 주한준은 멈칫하더니 언제라도 사람들 집어삼킬 듯한 소용돌이 같은 눈으로 날 가만히 쳐다보았다.
너무 이상하였다.
이런 주한준은 처음이었다.
내가 불편함을 느낄 즈음 익숙하고도 나긋한 목소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오빠, 진아 선배, 왜 그래요?"
소리를 따라 돌아보니 임지아가 놀란 얼굴을 하고 서 있었는데 두 손은 드레스 자락을 힘껏 쥐고 있었고 불안하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경계태세였다.
나는 어색함을 느꼈다. 조금 전 주한준에게 무시당한 상황이 떠오르며 말하지 못할 쓴 기분이 생겼다.
"어떻게 됐어?"
낮은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특별히 옆에 서 있는 주한준을 쳐다보았는데 그는 이미 예전과 다름 없는 대표 모양새로 돌아와 있었다.
임지아는 빠른 걸음으로 우리 앞에 와서 나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하 대표님도 조금 전 연락 받으셔서 직접 사과하러 오시겠대요."
사과?
나는 갑자기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던 중 또 임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유시인이 오늘 확실히 못 온대요."
나는 너무 놀랐다.
주한준의 가문과 배경 때문에 경안시에서 주한준과의 약속을 깨는 사람은 몇 명 없을것이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주한준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주한준의 얼굴에는 불만으로 가득했다.
"오빠, 화내지 마요."
임지아도 주한준의 기분을 눈치채고 위로하며 말했다.
"하 대표님이 그러시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못 오신대요, 직접 설명해 드리겠대요."
주한준은 머리를 들며 물었다.
"그럴 만한 이유?"
임지아는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이쁜 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말했다.
"아니면 직접 하 대표님한테 물어볼까요?"
이 말을 못 들었으면 모를까 듣고 나니까 나는 더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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