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꺅!”
이태호가 갑자기 안아 올릴 줄 몰랐던 신수민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더니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단단하고 힘 있는 팔뚝과 은은하게 풍기는 수컷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낀 그녀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내려줘요.”
신수민은 쑥스러운 듯 나지막이 말했다.
“발목이 퉁퉁 부었는데 어떻게 걸어요? 차까지 데려다줄게요.”
이태호는 고개를 숙이지도 않은 채 앞만 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신수민은 빨간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했다.
이태호가 방을 나서자 정희주는 그제야 숨 막힐 듯한 압박감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조금 전의 느낌은 너무 끔찍했다. 이태호의 존재는 마치 왕처럼 다가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 자신조차도 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몰랐다.
하현우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서서히 다가왔다. 다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의문으로 가득했다. 이태호도 자신을 미워할 텐데, 딱히 그에게 손을 대지 않은 듯싶었다.
그는 바닥에 주저앉은 정희주를 바라보며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렇다고 진짜 무릎 꿇으면 어떡해? 고작 죄수에 불과한 놈한테 무릎을 꿇어? 창피하지도 않아?”
“난...”
정희주는 방금 일어난 희한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서 입만 벙긋했을 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누나, 나 남자 구실 못하면 어떡해? 얼른 병원에 보내줘, 망했어! 나 어떡해!”
이때, 땅바닥에 웅크리고 누워 있던 연진욱이 서문옥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서문옥은 자기 볼을 쓰다듬었다. 망할 놈, 그녀를 때린 것도 모자라 감히 협박까지 하다니?
듣도 보도 못한 감옥에서 갓 풀려난 쓰레기 같은 남자가 그녀의 집안에 위협을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절대 믿지 않았다.
그녀는 정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닥에 앉아서 뭐해요? 쪽팔리지도 않아요? 일단 119에 연락해서 내 동생 병원에 데려다줘요.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아래층에 한번 내려가 볼게요. 이태호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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