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808동에 도착했다. 별장은 매우 컸으며 대문 옆에 차고지가 따로 있었다.
이태호는 대문 앞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키를 챙겨 문을 열었다.
“이렇게 큰 별장이라니, 우리가 살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거야.”
눈앞의 웅장한 별장을 바라보며 이태식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그러나 연초월은 눈살을 찌푸렸다.
“별장이 너무 커서 관리비도 못 감당할 것 같은데?”
이태호는 문을 열고 미소를 지으며 연초월을 향해 말했다.
“엄마, 마음 편히 살면 돼요. 다른 건 걱정할 필요 없이 그냥 저한테 맡기세요.”
“자, 일단 짐부터 옮겨. 용우진 어르신 같은 분이 우리 아들한테 이런 집을 선물했다는 건 태호가 그래도 능력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 난 우리 아들을 믿어.”
이태식은 웃으면서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 아들의 의술이 정말 대단한가 봐, 사람 목숨마저 구해주다니. 우리 같은 사람은 평생 노력해도 이런 집을 못 사겠지만, 용우진 어르신한텐 어쩌면 새 발의 피일지도 모르잖아.”
“맞아요, 날도 어두워졌는데 얼른 짐부터 옮깁시다. 일단 짐 풀고 각자 지낼 방을 정한 다음 다 같이 나가서 맛있는 거 먹어요!”
신수민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5년 동안 오늘처럼 기쁜 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딸아이와 둘이서 비좁고 낡아빠진 월세방에서 더는 살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엄마, 제 방도 따로 있어요?”
신은재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신수민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
“당연하지. 이렇게 큰 별장에 위층과 아래층만 해도 방이 몇 개인지 모른다고.”
신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
“이따가 엄마랑 2층에 가서 마음대로 골라.”
“네 엄마랑 나는 1층에서 살 테니까 너희는 위층에서 살아.”
이태식이 싱글벙글 웃었다.
“아들놈이 나오면 빚이 너무 많아서 어떡하나 걱정했거든. 집도 없고 결혼도 못 하고... 그러나 지금은 마누라뿐만 아니라 딸까지 생기다니, 게다가 이렇게 큰 별장에 살아도 된다는 일이 아직도 꿈만 같아.”
연초월은 이태식을 흘겨보았다.
“당신 좀 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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