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그래, 그럼 절반만 받을게. 나머지는 너희들이 써.”
연초월이 타협했다.
“그래요. 그럼 이 돈으로 큰이모한테 진 빚을 모두 돌려줄게요.”
이태호는 부모님을 보며 말했다.
“날도 어두워지고 있으니까 이제 새집으로 가요.”
“그냥 가게? 옷이라도 챙겨야지!”
연초월이 다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이태식은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
“셋방이냐? 멀지 않다면 먼저 가, 우리는 나중에 가도 돼.”
그는 아들이 낡은 집에 사는 자기들 때문에 셋방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아빠, 이제 나도 돈 있으니까 저 자전거는 그냥 버려요. 이제 아끼며 살 필요 없으니까 앞으로 즐기며 살아요!”
“하하, 그래, 즐기며 사는 거 좋지.”
어엿한 어른이 된 아들을 보며 이태식이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노부부는 옷을 챙기고 차에 올라탔다.
“수민아, 이건 우리 집에서 대대로 내려온 옥 팔찌야. 줄 게 없으니까 이거라도 받아. 비싼 건 아니지만 우리 마음이니까 받아줘.”
연초월이 옥 팔찌를 건네며 말했다.
신수민은 웃으며 팔찌를 착용했다.
“고마워요, 어머님. 너무 보기 좋아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래, 네 마음에 들면 됐다.”
이태호는 부모님한테 싹싹한 신수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곧 차는 별장 구역에 멈춰 섰다.
“태호야, 여기 맞아? 여기는 부자 동네 아니야?”
차가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자 노부부는 걱정이 앞섰다.
“여기 별장을 전세 내주는 사람도 있어?”
이태식은 꿈꾸는 것만 같았다.
이태호는 계속하여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경비가 앞길을 막았다.
“안녕하세요. 차량 식별이 불가능한데 여기 사는 주민 맞으세요? 용안 별장 구역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비들은 싸구려 차를 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여기 사는 사람 맞습니다. 방금 산 차라 아직 등록되어있지 않아요. 문 좀 열어주세요.”
이태호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
그러나 경비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확실해요? 친척 만나러 온 게 아니고 여기 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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