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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사람을 감히 넘보지 마세요. 그러다가 결국 다치는 건 이장훈 씨가 될 테니까요. 가만보면 이장훈 씨는 주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군요.” 조수연은 혐오감 가득한 표정으로 한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정훈, 네 말은 틀렸어. 이장훈 씨가 나한테 접근한 게 아니라 내가 이장훈 씨를 선택한 거야. 내가 이 사람한테 부족한 사람이야. 내 친구라면 내 애인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친구 사이를 망치고 싶지 않으면 이제 그런 말은 좀 자제하도록 해.” 한정훈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고고하고 콧대 높던 여자가, 그렇게 지극정성을 다해 모셔도 싸늘한 반응만 보이던 여자가 이장훈의 자존심을 챙긴다고 자신에게 저런 모진 말까지 하고 있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조수연의 뒤통수를 갈기고 싶었다. 돈도 없고 이혼남에 전과자인 남자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그는 그런 남자에게 자신이 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서 지금은 참아야 했다. 그는 치미는 분노를 꾹 참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연이 널 봐서 그렇게 할게.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난 너랑 하고 싶어. 사실 이 프로젝트 욕심내는 회사들이 워낙 많거든. 다들 투자한다고 난리인데 다 무시했어. 3년만 돈을 투자해서 신약이 개발되면 돈방석에 안게 될 아주 신박한 아이템이야.” 조수연에게도 큰 업적이 필요했기에 그녀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넌지시 물었다. “한의학 쪽으로 개발할 거야?” 그 말에 한정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의학은 이제 뒤쳐졌지. 지금 누가 한약을 먹어? 지금 각광받는 건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서의학이라고. 아주 완벽한 치료제를 개발할 거야. 가장 큰 장점은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는 건데 한번 복용한 환자는 평생 이것만 찾게 되어 있어. 그러니 돈이 안 되고 배겨?” 조수연은 한정훈의 인성을 혐오하지만 말만 들어보면 꽤 괜찮은 사업 아이템인 것 같았다. 환자들은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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