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장
“꺼져!”
엄마가 왔다는 걸 알고는 이예령은 이장훈의 뒤에 숨어서 머리를 반쯤 내밀고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끌고 갈까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김인영은 얼굴에 슬픈 표정이 역력했다.
애초에 그녀가 이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이장훈을 쓰레기 취급하며 자신을 고귀한 하늘의 백조라 여겼었다.
그런데 지금은 털이나 뽑히는 닭에 불과하고 이리저리 쫓겨다니기 바빴다.
하지만 그녀는 뻔뻔함을 무릅쓰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내야만 했다.
“장훈 씨, 제발 나 좀 도와줘. 내가 사람들한테 빚을 많이 지는 바람에 빚쟁이들이 자꾸만 나한테 찾아와. 더는 돈을 빌릴 데도 없어서 그래.”
이장훈은 차갑게 답했다.
“내 회사를 몽땅 뺏어간 사람은 당신이잖아. 그런 당신이 지금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던 나하고 무슨 상관이래?”
김인영은 난감해졌다.
이장훈이 한 말들이 사실이긴 하나 궁지에 빠진 그녀는 다른 대책이 없었다.
“옛정을 생각해서 나 좀 도와줘.”
이장훈은 코웃음을 쳤다.
“옛정만 생각하면 네 뺨을 때리고 싶거든.”
...
김인영은 이정훈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때리고 싶으면 때려! 나도 내 뺨을 때리고 싶거든.”
이장훈은 손을 내저었다.
“불쌍한 척할 생각이면 넣어줘. 내가 쫓아내기 전에 빨리 나가.”
김인영은 최대한 예의 있게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장훈 씨, 장훈 씨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조씨 가문에 비하면 그 몇조 원에 달하는 저축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조수연하고 결혼하면 천대나 받고 무시당할 수 있어. 그런데 나하고 재혼하면 장훈 씨는 우리 집안의 기둥이니까 뭐든 장훈 씨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 우리 합치자.”
이장훈은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꿈 깨지 그래! 난 떠나간 사람한테 미련이 없어. 그리고 조씨 가문에서도 네가 말하는 것처럼 대우가 그리 엉망이지는 않거든.”
사실 태진 그룹을 떠났다는 건 조수연하고의 관계를 철저히 끊어내겠다는 의미이지만 김인영한테 그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안 그러면 자꾸만 와서 집착을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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