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9장
“지난번에 조진한 주정 부리지 않고 바로 잤어.”
윤소희는 눈치코치 없는 닉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쏘아붙였다.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마.”
“같이 돌아가지도 않았으면서 네가 어떻게 알아?”
닉은 은근히 조진한의 편을 거들어주는 윤소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윽고 윤소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그날 밤에 나은이와 통화할 때 나은이가 얘기한 거야.”
하지만 변세호의 가슴 깊은 곳에선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태연한 조진한의 안색을 보면서 변세호는 조진한이 정말 취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더 마실 수 있어?”
“물론.”
조진한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억지로 버티진 마.”
변세호가 여유롭게 한마디 했다.
술에 취한 조진한의 인성을 보고 싶은 거였지, 억지로 계속 마시게 하려는 건 아니었다.
어쨌든 나은의 남자 친구인 사람한테 형님으로서 형님다운 면모를 보여야 했다.
“그런 거 아니야.”
조진한은 룸 안의 모든 사람을 둘러보며 여전히 담백한 말투로 답했다.
“전처럼 계속 해.”
변세호는 어쩔 수 없이 그와 게임을 계속했다.
또 한참을 마신 후 변세호는 알딸딸하다 싶을 정도로 조금 술에 취했다.
하지만 조진한은 이미 너무 취한 나머지 잔을 든 손마저 마비되어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조진한의 변화를 알아챈 변세호는 조진한이 애써 취하지 않은 척 연기했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더 이상 못 마겠어. 네가 이겼어.”
뜬금없는 변세호의 발언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겨우 이 정도 마시고? 정말 취한 거 맞아?”
닉이 침묵을 깨며 물었다.
그가 졸업하던 해에 나은이 그를 찾아갔을 때도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던 변세호였다.
이는 기껏해야 겨우 30% 정도 취할 정도인 양밖에 안 되었다!
“응.”
변세호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내게 양보할 필요 없어.”
조진한은 거짓말하는 변세호를 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마실 수 있는 만큼 마셔.”
“이게 내 한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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