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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장

진나준은 곧바로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름 부자 사이의 약속이었다. 진이준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반항을 하려던 진나준은 손을 든 순간 멈칫했다. 되었다, 정적이 대놓고 아이를 데리러 왔는데 쓰다듬게 두자 싶었다. 거부하면 속이 편하지 않을 게 분명햇다. 그 생각을 진이준이 알았다면 아마 진나준 앞에서 제대로 연기를 하며 매일같이 머리를 쓰다듬었을지도 몰랐다. 안소희는 진이준과 시선을 마주치더니 두 아이와 나영재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세 사람이 게이트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난 뒤에야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며칠간 진나준과 진나은은 나영재네에 있었다. 떠난 당일 나영재는 두 아이를 데리고 나씨 가문 어르신에게 인사를 했다. 잘생기고 얌전한 나준과 나은에 사람들은 모두 호감을 보였다. 그러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 놀아야 했기에 나영재는 본가에서 하루만 묵은 뒤 아이들을 데리고 떠낫다. 이튿날 오후. 신이 나서 노는 나은을 본 나영재는 휴대폰을 매만지다 집에 여자 가정부를 부를까 말까 고민했다. 어젯밤에는 본가에서 엄마가 나은이의 목욕을 도왔지만 오늘은 자신 혼자였다. 다 큰 성인인 자신이 나은이의 목욕을 도와주는 건 적절하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진나은의 친아버지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머니를 부르는 것도 타당치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가녀린 그림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서윤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한 아름 안고 와서는 나은이에게 준 뒤 옆에 서 있었다. 나영재는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오해하지 마, 당신 때문에 온 거 아니니까.” 서윤아는 거절을 당한 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나영재와도 이전의 친구의 위치로 돌아왔다. “난 두 아이 때문에 온 거야.” 나영재는 전혀 믿지 않는 얼굴로 의아함을 드러냈다. 서윤아는 안소희와 친하지 않았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안소희의 아이 때문에 왔을 리가 없었다. “요 며칠은 여기서 지낼게, 아주머니랑 얘기 끝났어.” 서윤아의 단도직입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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