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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이상하게도 나는 그가 이렇게 노려보는데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 순간 내 마음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분노가 맴돌았다. 그가 나를 이렇게 무시하고 괴롭히는 게 너무나도 화가 났지만, 더 화가 나는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한때는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면서 왜 하필 이런 상황에서 그를 사랑하게 됐는지. 마음이 너무 아팠다. 눈가와 코끝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서서히 차올랐다. 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눈물을 삼키려 애를 썼다. 하지훈은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그는 내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나지막이 말했다. “예전엔 네가 이렇게 고집 센 줄 몰랐네.” 고개를 돌리자 꾹꾹 참았던 눈물이 결국 주르륵 흘러내렸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가 나를 그렇게 거칠게 대할 때는 울지 않았는데 이렇게 부드럽게 말하자마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억울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 입술에 다시 키스해 내가 물고 있던 입술을 빼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계속 깨물면 네 입술 다 망가져.” 그 말에 나는 흐느낌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망가져도 너랑 상관없어!” 그러자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넌 내 애인이야. 네 몸 구석구석 하나까지 다 내 거야. 네 머리카락 한 가닥까지도 내 거야. 그러니까 상관있어 없어?” ‘애인’이란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왔다. 이미 내 마음은 그에게 빠져버렸으니 더 이상 그를 단순히 ‘스폰서’로만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그와 말하기도 싫고 보기도 싫어서 창밖을 응시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나를 들어 올리더니 창가로 데려갔다. 순간 깜짝 놀란 나는 그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그는 나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도아영, 잘 들어. 앞으로 다른 남자들이랑 얽히면 안 돼. 알겠어?” 나는 힘없이 물었다. “그럼 우리 애인 관계는 언제 끝낼 거야?” 나는 그가 고청하를 그렇게 아끼면서도 나를 그의 화풀이 대상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 말에 하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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