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내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전화기 너머로 갑자기 희미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간호사의 말투 같아 나는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오빠, 왜 그래? 지금 어디야?”
“하하, 내가 어디에 있을 수 있겠어? 당연히 회사지.”
“아니야. 병원에 있지?”
나는 분명히 약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멀쩡한데 병원에 있을 리가 있겠어. 별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
오빠가 급하게 전화를 끊는 걸 보니 거짓말인 게 분명했다.
하지만 오빠는 말을 아끼며 나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았고 내가 아무리 물어봐도 더는 말이 없었다.
마음이 급해지고 혼란스러워진 나는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오빠가 돈을 모으기 위해 액션 대역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젯밤에 위험한 신의 대역으로 일하다가 와이어를 잘 못 다루는 바람에 오빠는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고 했다.
병원에 와보니 오빠는 병상에 기대어 앉아 전화를 걸며 돈을 빌리고 있었다.
굽실거리는 모습은 예전의 소탈하고 자유롭던 오빠와 완전히 달랐다.
문에 기대서 이 장면을 바라보며 나는 눈이 시큰거렸다.
다리는 두꺼운 깁스를 하고 있어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혼자 도박 빚을 반드시 모을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나를 위로하는 말이었다.
예전에 많은 사람이 오빠가 일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놀고 있다고 말했지만 내 마음속에서 그는 가장 좋은 오빠였다.
“오빠...”
울먹이며 병실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오빠는 당황해서 급히 이불을 잡아당기며 다친 다리를 덮었다.
“아영아, 너 어떻게 찾아왔어?”
오빠의 이런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
걱정 없이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던 도련님이 이 꼴이 되었다는 생각에 나는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뚝뚝 떨어졌다.
“돈을 마련하느라 목숨도 버렸어?”
오빠는 내 손을 다잡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오빠는 괜찮아.”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괜찮다고 하는 거야? 이번엔 다리를 다쳤지만 다음엔... 아니야, 다음은 없어!”
화가 난 나는 안쓰럽게 오빠를 쳐다보며 말이 씨가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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