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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장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그를 밀어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곽 대표님, 자중하세요.” 곽태준은 담뱃재를 털고 나를 향해 유쾌하게 웃었다. “하 대표님이 아영 씨를 아껴주지 않는 걸 보니까 마음이 아파요. 제가 하 대표님을 대신해서 아영 씨를 지켜줄까요?” “곽 대표님!”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짜증을 냈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오늘 밤 아영 씨랑 아기를 만들겠다고 하 대표님이 그러던데...” “지금 아영 씨가 여기 있는 걸 보니까 지금 그 연약한 여자분이랑 하고 있나 보네요.” 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사람들이 아영 씨한테 이렇게 대하는데 화를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눈보라를 뚫고 약까지 사다 주다뇨... 아영 씨, 정말 미련한 사랑을 하시나 보네요.” 그 말을 듣고 내가 입을 열었다. “곽 대표님, 오해하셨습니다. 이건 제가 대표님을 사랑하는 것과 상관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하 대표님의 비서라서요. 하 대표님께서 내린 명령이기에 비서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제가 말했잖아요. 하 대표님은 연약한 여자분을 좋아하신다고 말이에요. 한밤중에 약을 사 오라고 하면서 차 한 대도 안배해 주지 않다니... 그러니까 저랑 같이 가실래요?” 그는 말을 이어 나가다가 갑자기 나에게로 다가왔다. 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 조심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 “곽 대표님, 그런 농담은 하지 마세요. 전 진짜 빨리 가봐야 되거든요.” “서둘러 돌아가서 두 사람의 좋은 분위기를 깨뜨릴까 봐 두렵지 않나요?” 곽태준의 까만 눈동자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약간 공격적이었다. 나는 점점 당황스러워졌다. 여긴 곽태준의 영역이고 지금 나는 혼자 길거리에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곽 대표님, 여기는 말하기에 좋은 곳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시죠. 일단 먼저 절 돌아가게 해주세요. 다음에 같이 차를 마시기로 하죠, 어때요?” 곽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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