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장
가게 사장의 손이 갑자기 떨렸고 이내 국물이 하지훈의 몸에 쏟아졌다.
깜짝 놀란 사장은 얼른 국그릇을 내려놓고는 휴지를 꺼내서 하지훈의 몸을 닦아 주며 연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 국물을 엎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리 가!”
가게 사장의 손을 밀친 하지훈은 얼른 휴지를 꺼내 몸에 묻은 국물을 닦았다.
가게 사장은 얼른 말했다.
“죄송합니다. 식사비는 받지 않을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꺼져!”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는 하지훈의 목소리는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
내가 사장님에게 빨리 가라고 눈짓하자 사장은 그제야 눈치를 보며 자리를 떴다.
하지훈은 안달이 난 얼굴로 목도리에 묻은 국물을 연신 닦았다.
마치 목도리가 소중한 물건인 것처럼 목도리를 풀어 꼼꼼히 닦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목도리를 선물 받았을 때, 그는 분명 경멸하는 말투였다. 그래서 이렇게 소중히 다룰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입술을 달싹이며 물었다.
“됐어, 닦지 마, 귀중한 물건도 아니잖아. 가게에 파는 거 많아, 내가 하나 더 사줄게.”
그러자 목도리를 닦던 하지훈의 동작이 갑자기 멈추더니 고개를 숙인 채 나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아까 사장님이 계속 사과했잖아. 그냥 넘어가. 무섭게 굴지 말고. 그깟 목도리 갖고 왜 그래.”
하지훈의 옷은 사실 별로 더러워지지 않았다. 국물이 대부분 목도리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이 목도리를 사준 것에 감사해야 했다. 목도리는 겨우 몇천 원이지만 그가 입고 있는 패딩은 몇천만 원이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하지훈이 콧방귀를 뀌자 나는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갑자기 목도리를 동여매더니 내 면전에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비꼬는 말투로 한마디 했다.
“네 말이 맞아. 그깟 목도리 하나 갖고 왜 이러지.”
나는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왠지 많이 화가 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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