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장
나는 화면에 비친 그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숨 쉬는 것도 잊을 뻔했다.
그 남자도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칼날 같은 눈매에 별처럼 빛나는 눈을 가졌으며 높게 묶은 머리를 익선관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어깨 위에는 여우 털 망토를 걸쳤고 그 잘생긴 얼굴과 함께 무척이나 고귀하고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본 끝에야 나는 그가 고준성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내가 넋을 잃고 있는 걸 본 조유라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아영아, 너무 노골적으로 보는 거 아니야? 잘생긴 남자 보니까 눈을 못 떼네.”
나는 얼굴이 붉어지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 마. 그냥 고 대표님인 줄 몰랐을 뿐이야.”
“하하, 준성 씨는 진짜 전통 의상이든 현대 의상이든 다 잘 어울려. 하지훈한테 전혀 밀리지 않지?”
그때 갑자기 고준성이 나와 통화하려고 다가오자 조유라는 화면에서 비켜섰다.
결국 영상 속에는 고준성만 남아 있고 조유라는 보이지 않았다.
고준성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영 씨, 잘 지내죠? 하 대표님이랑 출장 갔다고 들었어요.”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지만 조유라와 대화하려던 마음에 살짝 불편해졌다.
물론 고준성의 잘생긴 얼굴을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 상황이 어딘가 민망했다.
특히 지금 내가 입고 있는 게 목선이 드러나는 슬립 파자마라서 더 신경이 쓰였다.
내가 괜히 예민한 걸지도 모르지만 고준성의 시선이 내 목선 쪽으로 자꾸 스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아니겠지. 대표님 같은 분이 그럴 리 없잖아. 이 얼굴에, 이 커리어에 별별 여자가 다 꼬일 텐데... 나 같은 사람을 굳이 훔쳐볼 리 없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어색해서 나는 슬쩍 이불을 끌어 올려 몸을 가렸다.
그때 고준성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영 씨, 정말 귀엽네요.”
나는 잠시 멍해졌다.
‘귀엽다고? 내가 뭘 했다고 귀엽다는 거야?’
어리둥절해 하는 내게 고준성은 드디어 핸드폰을 조유라에게 돌려줬고 영상 속에는 다시 조유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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