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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장

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하지훈은 약간 화가 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나를 손가락질했다. “두리번거리지 말고, 네가 안내해 주면 되잖아!” “나? 안돼. 나도 잘 모른단 말이야. 얼음 조각품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난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며 손을 저었다. “아니면 승훈이 연락처를 알려줘. 승훈이를 불러서 부탁하면 되잖아?” 내 제안을 듣더니 하지훈은 짧게 숨을 내쉬며 귀찮은 기색을 보였다.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너처럼 말 안 듣는 비서는 또 처음이네.” 하지훈의 말에 난 입을 꾹 다물었지만, 속으로는 투덜거렸다. ‘그저 사실대로 베스트 초이스를 제시했을 뿐이었는데.’ 아무런 계획도 없이 낯선 곳에서 무작정 얼음 궁전을 찾아 헤매다 시간만 다 써버릴 것 같았다. 불만이 가득한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하지훈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가기 싫어서 그래?” “아니, 가고 싶어.” 난 바로 대답했다. 어차피 잠도 잘 잤고, 이 정도면 기분도 꽤 상쾌한데, 이대로 돌아가면 고청하가 또 내 앞에 달려와 소란을 피울지도 모르니까 차라리 얼음 궁전으로 가는 게 나았다.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 하지훈은 아무 말 없이 시동을 걸었다. 그래도 길은 알고 있는가 싶었는데, 하지훈의 말이 들려왔다. “그냥 내비게이션 검색해서 가면 되잖아.” “...” 내비게이션 안내 소리를 따라 차는 순조롭게 도로를 달렸다. 난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밖을 바라보았다. 운경의 눈은 강현시보다 조금 더 일찍 내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작은 눈송이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슬슬 커지기 시작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휘몰아치는 눈보라도 사람들의 걸음을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하지훈은 진지하게 운전했고, 난 창밖의 풍경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 갑자기, 하지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누구 전화인지 쳐다보려 했는데 하지훈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사람, 내 전화를 끊을 때도 이렇게 깔끔했나 보네.’ 하지만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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