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장
눈앞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몸이 휘청거렸고 자칫하다간 옆으로 쓰러질 뻔했으나, 다행히 누군가가 허리를 잡아주어 간신히 쓰러지지 않았다.
그런데 미처 중심을 잡기도 전에 옆에서 대놓고 비웃는 소리부터 들려왔다.
“어머! 창민 씨, 아영 씨가 그렇게 싫다면서 결국엔 허리까지 감싸며 도와주셨네요?”
“저도 봤어요. 이창민 씨가 말은 그렇게 해도 속으론 남몰래 아영 씨를 좋아했던 거 아니에요?”
“하하하. 미운 정이라도 들었나 본데요?”
“에이, 그만 좀 해요. 다들 헛소리 그만하라니까요!”
이창민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나를 도운 손을 황급히 떼고는,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만진 듯 옷에 문질렀다.
나는 손수레를 짚고 중심을 잡으며 담담하게 그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어쨌든 이창민이 아니었다면 나는 바닥에 쓰러질 뻔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배 속의 아이도 위험할 수 있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하든, 나는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진심이 담긴 말에 이창민은 순간 멍해졌고, 옆에 있던 동료들은 다시 비웃기 시작했다.
“봐봐요! 도아영 씨는 진짜 대단하다니까요. 창민 씨가 관심을 보이니 일부러 그쪽으로 쓰러졌을지도 모르죠?”
“정말 소름 돋네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닐까요? 평소엔 멀쩡하더니, 갑자기 쓰러질 리가 없잖아요.”
“애교 섞인 말에 창민 씨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잖아요.”
이창민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넘어질 뻔한 사람 손 한 번 잡아준 거 가지고 다들 왜 이렇게 난리예요? 다들 상상력도 참 좋네요!”
이어서 이창민은 나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직 다 옮기지도 못했잖아요. 어서 일해요. 빨리 안 끝나면 대표님께서 우리 부서에 무슨 징계를 내릴지 모른다고요!”
나는 묵묵히 손수레를 밀며 벽돌이 쌓인 곳으로 걸어갔다.
허리를 굽혀 벽돌을 들던 중, 멀리서 담배를 피우며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하지훈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차가운 표정은 마치 이 징계는 나에게는 자비를 베푼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더 이상 상관없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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