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장
나는 하석훈의 손을 뿌리치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내가 하 대표님과 잘 이야기해 볼게. 어차피 이번 프로젝트는 큰 잠재력이 있고 투자 이익이 몇 배로 불어날 가능성이 커. 하 대표님처럼 돈 버는 데 뛰어난 분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실 거야.”
하지훈은 말없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느긋했지만 그 속에 담긴 건 분명 나를 향한 냉소였다.
오늘 그가 이 자리에 온 목적은 분명 투자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내가 엔틱 미디어를 대표해 이번 미팅에 참석할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언제부터 알게 된 걸까?
오늘 그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마치 내가 하석훈 밑에서 일하고 있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나조차도 하석훈이 우리 회사의 대주주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는데 말이다.
문득 하석훈이 나를 설득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하석훈이 일부러 하지훈에게 이 사실을 흘린 건 아닐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을 애써 떨쳐내고 나는 다시 한번 하지훈에게 술을 따르며 프로젝트의 장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훈은 내 설명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술은 거절하지 않고 모두 받아 마셨다. 이를 본 장 대표와 진 대표도 상황을 파악한 듯 비꼬며 말을 걸어왔다.
“이봐요, 도 비서. 하 대표님께만 술 따르고 우리한텐 왜 안 주시나? 우리가 인테리어 소품인 줄 알아요? 아니면 엔틱 미디어가 우리 회사를 무시하는 건가요?”
나는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죠. 물론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하 대표님께 먼저 한 잔 올렸으니 이제 두 분 대표님께도 차례차례 올리겠습니다.”
그들은 하지훈을 의식한 듯 더 이상 반박하지 않고 나의 술 따르는 순서를 받아들였다.
내가 그들에게 술을 따르려 하자 진 대표가 갑자기 세 잔을 따르며 내게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한 잔씩 마시기는 재미없잖아요. 우리가 투자하길 원한다면 성의를 보여야죠. 이 세 잔을 다 마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